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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관광객 발길 불안"…청정지 강화도 길목에선

입력 2020-03-23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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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발길이 끊긴 곳만 어려운 게 아닙니다. 발길이 많은 곳도 울상인 경우가 있습니다. 청정 지역으로 불리는 인천 강화도 얘기입니다. 군수가 나서서 "당분간 오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선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 옆으로 차량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습니다. 

인천 강화도로 들어가는 다리 앞인데요. 

이렇게 곳곳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지만, 뒤쪽으로도 차량 행렬은 쭉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나들이객입니다.

[고영자/서울 은천동 : 두 달 만에. 집에 있기가 너무 갑갑해서.]

대교로 진입하면 정체가 더욱 심해집니다.

발열 검사 때문입니다. 

강화도로 들어가는 모든 사람의 체온을 재느라, 막힐 수밖에 없습니다.

공무원과 경찰, 자원봉사자 등 100여 명이 투입됐습니다.

강화도로 들어가는 또 다른 출입로인 초지대교입니다. 

이곳에서도 마찬가지로 발열 검사가 진행 중인데요.

앞에 보다시피 선별 검사원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저는 정상 체온으로 측정되어서 강화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37.5도가 넘는 탑승자는 다시 한번 잽니다. 

[(36도?) 히터를 앞에서 틀고 오셔가지고 이쪽에 재시면 조금 높게 측정이 되어서. 36.4도요, 정상 체온이세요.]

다시 재도 고온이면, 안내에 따라 선별진료소로 가야 합니다.

대부분 검사에 적극 협조하지만, 

[안성희/대전 반석동 : 지금 잘하고 있는 거라 생각해요. 좀 길 막히는 거 참아야죠. 뭐 어떡해.]

[조유라/충남 아산시 장재리 : 사전에 체열을 잰다거나 해서 미리 미연에 방지하는 부분도 있고. 좀 투명하니까 오히려 더 안심이 되는 것 같아요.]

길이 꽉 막힐 걸 예상하지 못해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여기 섰다가 한참 막혀서 돌아가려고요.]

[김병호/교통정리 봉사자 : 심한 좀 입에 담지 못할 말도 좀 나오고. 욕 쪽으로 좀 나오니까. 너희들이 뭔데 나와서 하고 있냐. 서로가 공조하는 입장이니까 좀 이해 좀 해주셨으면 하는 게.]

자영업자 사이에선 불만도 나옵니다.

[김동민/경기 김포시 운양동 : 여기서 뭐 두 시간, 네 시간, 세 시간 막 이렇게 걸려서 오니까. 식당에 들어오질 않아요. 확진자가 있는 것처럼 장사가 안 돼요.]

그럼에도 길목을 막는 이유가 있습니다. 

강화군은 인구가 절반 정도가 60세 이상입니다.

확진자가 나오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유천호/강화군수 : 이분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지금 당분간은 강화에 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토·일요일 이틀간 강화도를 찾은 차량은 5만 6천 대입니다. 

전주 같은 시기에 비해 5천 대가량 늘었습니다. 

교통체증이 심해지자, 발열 검사를 일시 중단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검사) 왜 안 하지?]

현장에선 차량 행렬이 2km 이상 길게 서면 우선 통과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현장 관계자 : 갈산 사거리 있잖아요. 거기서부터 막혔을 때는 저희가 좀 풀어요. 이때 안 트잖아요? 그러면 잘못하면 김포 시내까지 가요.]

어떨 땐 검사하고, 어떨 땐 안 하니, 이런 식이면 의미가 없는 거 아니냐는 불만도 나옵니다.

[최복길/인천 임학동 : 우리가 지나갈 때 안 하더라고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보는데요. 하려면 계속하든가. 아까는 좀 의아했어요.]

강화도 안에선 외부인 방문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군에서 운영하는 관광지나 시설들은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오일장이 열리는 강화 풍물시장입니다. 

마침 오늘(23일)도 장이 섰는데요.

여기 바닥 아래를 보시면 이렇게 노란색으로 표시된 구역이 있습니다.

강화군민들을 제외한 외지인들이 장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공간인데요.

지금은 보다시피 이렇게 출입을 제한해서 텅 비어있는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방문객 수는 크게 줄지 않고 있습니다.

[김재섭/인천 강화군 여차리 : 코로나 사태 이후로 관광객이 훨씬 늘었어요. 굉장히 불안한 마음이 많아요.]

[한상준/인천 강화군 사기리 : 자중했으면 좋은데. 그렇질 못하고서 답답하니까 그 사람들은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만 정부 시책에 잘 따라줬으면 좋겠는데 그렇질 못하네.]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모두가 지쳐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여드는 행락객들로 인해서 누군가는 불안한 주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인턴기자 : 정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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