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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대신할 사람 사야…휴가도 모르고 살았어요"

입력 2019-07-05 08:03 수정 2019-07-0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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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휴가를 가려면 일을 대신할 사람을 사서 넣어야 했기 때문에 단 한 번도 휴가를 가지 못했다" 부산대 병원에서 20년 째 청소 일을 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말입니다.

구석찬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환자들 혈액에 화장실 쓰레기까지 부산대병원에서 청소만 20년째입니다.

칠순이 눈 앞이지만 떨어지지 않는 꼬리표가 있습니다.

'비정규직'

[정모 씨/부산대병원 파견 비정규직 청소 노동자 : (용역업체가) 바뀌면 또 그만두라 할까 싶어서 또 가슴 졸이고, 서러워요 생각하면.]

남들 다가는 휴가는 한번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정모 씨/부산대병원 파견 비정규직 청소 노동자 : 아파서 어디 간다 해도 내가 또 사람을 사 넣고 가야 되고 이제까지 휴가란 걸 모르고 살았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도 없습니다.

[정모 씨/부산대병원 파견 비정규직 청소 노동자 : 20년 했던 사람이나 내일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나 (처우는) 똑같아요.]

부산대병원에만 이런 파견 비정규직이 502명입니다.

옆에서 보다 못한 정규직 동료는 함께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정재범/부산대병원 정규직 노조 지부장 :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제일 끝에 매달려 있는 그런 분들입니다.]

[박봉준/비정규직 노동자 : 주야간 근무를 해도 월급은 채 200만원도 안 됩니다.]

그나마 부산대병원은 사정이 좋습니다.

불법파견 논란이 거세지자 최근 비정규직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시켰습니다.

이곳을 제외한 전국 14개 국립대병원의 파견 비정규직은 최근 2년 새 96명이 늘었습니다.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병원 대다수는 지난 1일 비정규직들의 계약을 연장했습니다.

맘편히 여름 휴가 가는 소박한 꿈은 또 멀어졌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석훈·황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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