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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가 국정농단의 주인공? 녹취파일 분석해보니…

입력 2017-02-14 21:11 수정 2017-02-15 01:35

최순실 지시 고영태 통해 내려온 정황

'차은택-김종-고영태' 이권 비교하는 대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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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지시 고영태 통해 내려온 정황

'차은택-김종-고영태' 이권 비교하는 대화도

[앵커]

이른바 '고영태 녹취'의 실체에 대해, 취재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가겠습니다.

심수미 기자, 우선 아직도 헷갈리는 분들이 있어서, 2300여 개의 파일은 고영태 씨가 직접 녹취한 게 아니죠? 누가 어떤 상황에서 녹음한 건지 간단히 짚고 가죠.

[기자]

최순실 씨가 '김 실장'으로 불렀던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가 휴대전화로 녹음했던 파일입니다.

명목상 대표이긴 하지만 고영태 씨로부터 반말 지시를 받으면서 서류 작업 등을 하던 실무자급 직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저희 귀에도 이미 '고영태 녹취'로 굳어 있어서 그렇게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만, 대통령 측의 주장은 고씨가 국정개입 사건 등을 기획했다는 거잖아요? 녹취에서 고씨 목소리의 비중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고 씨가 등장하는 비중은 약 10% 정도로 전해집니다.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거군요.)

김 씨가 자동녹음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했기 때문에 부모님과의 안부 전화, 영어회화 강습 등 사적인 내용도 상당수 포함돼 있기 때문인데요.

업무상 대화로는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 유상영-노승일 더블루K 부장, 전직 문체부 장관 보좌관인 최철씨, 그리고 뚜렷한 직업은 알 수 없지만 이들과 함께 자주 협의를 하는 이모씨가 고영태씨와 비슷한 비중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고영태 사기극'이라면서 이들의 대화를 제시하는 이유, 사건의 프레임을 바꾸려고 하는 뭡니까?

[기자]

이들의 대화를 살펴보면 "나눠 먹자" "빼먹자" "빵 터트리자" 이런 표현들이 곳곳에서 등장합니다.

이들은 SK 등 대기업 관계자를 만나면서, 최순실 씨 회사에 무리한 투자 요구를 했던 실무자들입니다.

박 대통령 측 주장은, 이권을 빼먹으려던 주체 자체가 고영태 측근들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사기극의 '주범'이 고 씨라는 주장인데, 녹취를 보면 그런 주장과는 거리가 멀지 않습니까?

[기자]

누구에게 이권의 수혜가 집중되도록 사업 자체가 설계됐는지가 중요할 텐데요. 녹취에 등장하는 대화의 단적인 예를 어제 전해드렸습니다. "고영태는 정황을 잘 모르고, 회장님의 푸시에 따라 바람 따라 흔들리는 것 같다. 우리가 만든 메커니즘에 대해 이해를 못 하고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고 씨 주도의 사기극이었다면 왜 실무자들의 입에서 이런 대화가 나왔는지 의문스러운 점입니다.

[앵커]

회장님, 그러니까 최순실 씨의 지시가 고영태 씨를 거쳐 내려오고, 실무자들끼리 그 과정에서 어떻게 이권을 챙기려 했는지 고민한 정황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의 대화에는 차은택 씨, 그리고 김종 전 문체부 2차관 등도 등장을 하는데요. 고영태 씨와 이 두 사람을 비교하면서 누가 더 많이 이권을 많이 차지하는지 비교하는 대목도 나옵니다.

유상영 부장은 "차은택이 해 먹은 것들 빌딩 사고 한 거 자기 업체들 밀어주고 이런 것들이 많다"고 말하면서 "우리가 벨(김종) 포지션에 들어가 있었으면 엄청났겠지, 차라리 차은택이 나을 수도 있겠고. 그런데 우리는 영태 포지션이기 때문에"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김종 전 차관은 이름 때문에 '벨'이라는 별명이 붙었나 보군요. 이들이 민간인인 최 씨의 지시를 열심히 따랐던 건 역시 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헌재에서는 29개 녹취록의 일부가 조금 더 공개됐는데요.

"'야, 친하니까 그냥 너 비서해' 헬스장 트레이너를 비서에 꽂아놨으니 거기서 무슨 일을 보겠어. 그래서 소장이 다 봤단 말이야"

이 말은 윤전추 행정관 등 최순실 씨의 트레이너들이 청와대에 입성한 배경에 대해 고 씨가 설명한 부분이고요.

또 박헌영 씨는 최순실 씨와의 회의가 잡힌 이유에 대해서 "태권도 애들 뭐, 그거 시범단, 그거. VIP한테 재가를 받아야 된다고 해서"라고도 말을 합니다.

최씨의 국정개입, 그리고 박 대통령의 탄핵사유가 될만한 정황들은 이 밖에도 많이 담겨있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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