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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목구멍' 발언…강경파 이선권, 북 외무상 임명

입력 2020-01-20 18:22 수정 2020-01-20 18:52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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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북한 외무상이 이용호에서 이선권 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으로 교체됐습니다. 군 출신 강경파 인사로, 남북 실무회담에 수차례 나섰고요. 재작년 평양 정상회담 땐 우리 측 기업들을 향해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란 말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고요. 이번 인사가 미국을 향해 정면돌파, 강경노선 의지를 재차 강조한 인사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오늘(20일) 신혜원 반장 발제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첫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했습니다. 늘 그렇듯 민생·경제에 힘써 달라는 당부를 전했는데요. 특히 24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되는 만큼, 어려운 이웃을 챙기고, "민생안전과 서민지원 등 설 연휴 종합책을 차질 없이 시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 민족의 명절을 맞아 국민 모두의 가정에 평안과 행복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정부도 국민들께 힘이 되고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문 대통령은 새해 들어 남북관계에 다시 힘을 싣고 있죠. 지난 1년간 남북 협력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면서,

[1월 7일 신년사 :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질 수 있도록…]

답방 여건을 만들어가자 강조했고요.

[1월 16일 신년 기자회견 : 개별 관광 같은 것은 국제 제재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라며, 구체적인 남북 협력방안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우리로 치면 외교장관에 해당하는 외무상에 군 출신 대남 강경파, 이선권 전 조평통 위원장을 임명한 걸로 보입니다. 상당히 익숙한 인물이죠. 2018년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남북 실무협상의 총 책임자로 얼굴을 알렸습니다.

[이선권/당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 (2018년 1월 3일) : 평창올림픽 경기대회 대표단 파견 문제를 포함하여 북남 사이에 판문점 연락 통로를 개통할 데 대한 지시도 주셨습니다.]

군인 출신답게 앞뒤 재지 않는 돌직구성 발언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죠. 당시 남측 수석대표였던 조명균 전 장관은 '돌부처', 이선권은 '돌격형', '핏대'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이선권/당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 (2018년 6월 1일) : (오늘 회담을 어떻게 지금 전망하시는지 말씀 좀…)
또! 아, 이거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서 회담을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될 거라는… 뻔하지 않나. 아주 잘 될 게 분명하지.]

또 이른바 '냉면이 목구멍에' 사건의 당사자기도 합니다. 재작년 평양 정상회담 때 우리 기업인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냔 '질책성' 막말을 해 논란을 빚었죠. 당시 국회에선 제대로 항의하지 못한 조명균 당시 통일부장관을 경질해야한단 주장이 나왔습니다.

[정유섭/자유한국당 의원 (2018년 11월 6일) : 옥류관에서 이게 뭐 냉면을 목구멍으로 넘어갔는지 어쩐지 모르겠는데 이선권이 나타나요. 이선권이 나타나고 그러면서 기업인 테이블에 아주 굳은 표정으로 하고 아주 이때까지는 악수하고 잘 그래요. 막 웃고 그럽니다. 자, 이재용 회장 보이시죠? 그다음에 눈치 봅니다. 눈치 봐요. 그다음에 딱 경직되고 눈치 봅니다. 그다음 보시면 딱 얘기 듣고 있어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수차례의 실무회담 대표, 또 평창올림픽 북측 파견단에도 포함되면서 우리 측 인사들과도 친분을 쌓았죠. 저도 여러번 관련 발제를 한 적이 있는데 자료를 찾다 보니, 이런 얘기도 했더군요.

[신혜원/청와대 반장 (2018년 2월 8일) : 네, 그런데 이선권 위원장… 자꾸 보다 보니까 떠오르는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뉴스룸 비하인드 뉴스의 박성태 기자인데요. 묘하게 분위기가 닮은 건 저만의 착각일까요. 어쨌든 박 선배 좋…존경합니다.]

그때는 부장을 부장으로 모시게 될 줄 정말 0.001%도 몰랐는데요. 그런데도 '존경한다'고 한 건, 진짜 진심이란 겁니다. 

통일부는 '강경파' 이선권의 등장에 신중한 반응입니다. "이 위원장 직위 변동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공식발표가 있을 때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란 입장인데요. 전문가들은 '외교통'이 아닌 '군인'출신을 임명한 건, 대미 협상에서 장기전을 불사하겠다는 '정면돌파' 선언의 연장선으로 풀이합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정치부회의와 통화) : 지난해 북한 외무성이 미국의 셈법 전환을 이끌지 못했다는 일종의 문책성 인사로써 보여지고, 앞으로 '선 체제 보장 후 비핵화'라는 구도 하에서 미국하고 강경 노선을 걷겠다. 이선권이라는 사람이 군부 출신으로서 강경파이기 때문에 대화는 구걸하지 않으면서…]

그러니까 우선, 지난해 북미 협상에 성과를 내지 못한 '이용호 체제'에 대한 문책성 인사고요. 두 번째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천명한 '정면돌파', 대화나 협상보다는 대미 강경노선으로 가겠단 의미입니다. 다만 장관급 국무위원으로 김 위원장의 신뢰가 깊은 최선희 제1부상이 계속 역할을 할 거라는 관측도 있죠. 세 번째로는 조평통 위원장 출신으로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의 균형 발전, 더 나아가 대남 관계를 확대해나가겠단 의중이 담긴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이런 가운데 홍남기 부총리가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올해 북방국가와의 경제협력에 새 지평을 열 수 있도록 신북방정책을 역점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홍남기/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 논의 진전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남북경협을 본격화할 수 있도록 물밑에서 착실히 검토,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다만 미국은 여전히 부정적 기류입니다. 지난주 해리스 주한 대사가 "오해의 소지 없이 한미 워킹그룹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했고요. 청와대와 여당에선 '대사의 내정간섭'이냐 하는 격한 반발까지 나왔습니다. 미 국무부는 해리스 대사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모건 오테이거스/미 국무부 대변인 (현지시간 지난 17일) :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해) 한국은 '주권'이라는 단어까지 언급하면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반박했는데요?) 미국은 유엔 회원국이 대북 제재를 준수하기를 기대하는 것일 뿐입니다. 해리스 대사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신임을 받고 있습니다. 사실 그의 발언에 집중하기보다, 더 광범위한 미국과 한국 간 관계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네, 관련 소식 들어가서 더 전해드립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냉면이 목구멍에…" 강경파 이선권, 북 외무상 임명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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