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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갈아엎고 쌓아놓고 '막막'…양파 농가의 '눈물'

입력 2019-07-14 20:36 수정 2019-08-07 10:57

"양파 많이 먹자" 노력에도…농민 "캘수록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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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많이 먹자" 노력에도…농민 "캘수록 손해"


[앵커]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가 양파 요리, 또 양파를 보관하는 법을 알려주는 모습입니다. 올해 양파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이 폭락하자 양파를 많이 먹자며 이런 방송에 나선 것인데 지금 현지에서는 캐봤자 오히려 손해라며 양파를 그냥 내다버릴 정도라고 합니다. 농민들은 이미 올 초 너무 많이 생산될 게 예상됐는데 정부가 무시해 이 사태가 벌어졌다며 허탈해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뒤늦게 소비촉진에 나서고 있지만 생산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입니다.

풍년에 힘겨워하는 양파 농가를 이주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충남 서산의 양파 생산지입니다.

수확을 마쳤지만, 캐다 만 양파들이 굴러다닙니다.

현지 가격이 폭락하자 조금이라도 상품성이 떨어지는 양파는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입니다.

[지영흠/농민 : 양파즙을 짜서 먹고 반찬 해서 먹고 다 먹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흔하니까 버려지는 것입니다. 영혼이 침체돼요, 쪼그라들어요.]

캐다 만 양파는 포기하고 그대로 밭을 갈아엎습니다.

[이기용/농민 : 아깝죠, 그래도 다른 작물 들어가야(심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

애써 밭에서 캐낸 양파를 팔지 않고 그대로 집 마당에 쌓아두기도 합니다.

양파가 이렇게 쌓여있습니다. 양파는 보관이 힘들기 때문에 생산하자마자 바로 팔아야 하는데 어쩔 수 없이 쌓아놓고 있다고 합니다.

[박정자/농민 : 팔려고 상인을 불렀는데 얼마 줄 거냐고 물었더니 kg당 200원씩 쳐준다고 해서 못 팔고 있어요.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이 일을.]
  
양파값이 떨어지는 것은 생산량이 많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양파 생산량은 131만t으로 평년보다 16% 늘었습니다.

농민대표는 지난 2월 농식품부를 찾아가 초과생산이 예상되니 생산량을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 사태가 났다고 주장합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직거래 장터를 열고 해외 수출을 알아보는 등 소비 늘리기에 나섰습니다.

일부 마트는 양파를 사서 무료로 나눠주기도 하지만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지영흠/농민 : 양파가 괜찮다 양파를 많이 심어요 이럴 때 누군가는, 정부에서 해 줘야죠. 농민들 스스로는 못 하잖아요. 남 따라서 하니까 농촌에서 한 번 빚지면 몇 년 꼼짝을 못해요.]

반겨야 할 풍작에 양파 농가의 시름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그래픽 : 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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