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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들의 싸움 이용'한대도…멈출 수 없는 장애인 시위

입력 2022-03-18 20:29 수정 2022-03-2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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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전하게 이동할 권리를 달라'는 장애인들의 구호는 오래 이어져 왔지만, 현실은 쉽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출근길 시위를 하면서는 시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는데, 이런 여론을 이용해서 장애인들의 호소를 덮자는 주장까지 알려지면서 오늘(18일) 시위 현장 분위기는 더 무거웠습니다.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붐비는 아침 출근길, 휠체어 탄 장애인들이 줄지어 지하철에 오릅니다.

[지하철 이용 시민 : 왜 출근길에 이러세요. 남에게 피해 주잖아요.]

이따금 거친 욕설도 듣습니다.

[지하철 이용 시민 : 이해는 하는데 몇 달째예요 몇 달째. 몇 달째 XX인데, XXX.]

장애인 단체는 지난해 12월부터 아침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다소 과격한 선택을 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20년 넘게 '이동권을 보장해 달라'는 구호를 외치고 국회와 기획재정부를 오가며 읍소 해봤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이영봉/경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부회장 : 왜 우리보고 과격하냐고 그러죠? 당신들이 약속을 안 지키니까 우리가 과격해질 수밖에 더 있습니까.]

장애인들이 지하철에 오르다 다치고 리프트에서 떨어져 숨지는 사고는 매년 발생해 왔습니다.

6년 전 서울시는 2022년까지 모든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 약속했지만 아직 지키지 않았습니다.

불편을 준다는 걸 알고 욕설이 날아들 걸 예상하지만 아침마다 지하철에서 피켓을 드는 이유입니다.

[박경석/전국장애인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 저희들은 이동할 수 있어야지만이 교육도 받고 일도 하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

여론전으로 장애인 단체를 누르자는 서울교통공사 한 직원의 주장을 알게 된 뒤엔 더 충격을 받았습니다.

장애인 단체의 말실수나 약점을 찾아내 여론전을 펼치자는 글을 홍보실 직원이 지난 8일 게시판에 올린 겁니다.

[지오/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 정말 오랫동안 싸워왔는데, 이런 시선을 어떻게 이용해먹을까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게 너무 고통스럽고.]

공사는 사과했고 직원을 징계할지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이동권 보장 약속은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고 장애인들은 매일 붐비는 지하철역으로 나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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