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납세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뉴욕 검찰은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위 의혹을 조사해 왔는데요. 수사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료 제출을 거부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한 달 만에 위기에 놓였습니다.
워싱턴에서 임종주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은 하급심 판결을 보류해 달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납세 자료를 검찰에 넘기라"는 1, 2심 재판부의 판결을 확정한 것입니다.
뉴욕 맨해튼 검찰은 2011년 1월부터 2019년 8월까지, 8년 치 납세 자료를 요구해 왔습니다.
이 자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혼외정사를 했다고 주장한 여성 2명에게 거액의 입막음용 돈을 줬다는 의혹과 관련돼 있습니다.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돈을 줬다고 폭로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인해 왔습니다.
검찰 수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탈세와 금융범죄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법원 결정에 대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정치적 마녀사냥의 연속"이라며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도전 전에는 납세 자료 제출을 약속했지만, 그 뒤 말을 바꿨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2014년 5월) : 대선 출마를 결정하면, 물론 납세 자료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2020년 9월) : 모든 것이 공개될 겁니다. 다 나올 거예요. 하지만 회계 감사가 끝난 후에. 지금 (국세청 감사) 진행 중이잖아요.]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년 가까이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았다고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납세 자료가 제출되더라도 일반 공개는 제한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퇴임 한 달 만에 당한 쓰라린 패배입니다.
동시에 실질적인 법적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