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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 반쪽진전…중국 수입확대 이행·'기술도둑질' 답보

입력 2018-12-12 15:47

화웨이 CFO 석방·사건 별도논의 교감은 협상에 희소식
의제 조금씩 구체화…"무역 헤드라인 이면의 기술·안보가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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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CFO 석방·사건 별도논의 교감은 협상에 희소식
의제 조금씩 구체화…"무역 헤드라인 이면의 기술·안보가 난제"

미중 무역협상 반쪽진전…중국 수입확대 이행·'기술도둑질' 답보

글로벌 경제의 성쇠를 좌우할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악재를 딛고 속도를 내고 있다.

양국 정상이 합의한 협상의제의 윤곽이 점점 선명해지는 데다가 폭발력 있는 변수로 거론되던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의 체포를 둘러싼 논란도 급한 불은 껐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를 비롯한 미국과 중국의 고위관리들의 지난 11일 전화통화에서는 논의 진전의 신호가 감지됐다.

중국 상무부는 "양국 정상회담의 공통인식 실천과 다음 무역협상 추진을 위한 일정표와 로드맵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주목할 부분은 협상 실무진들의 접촉을 통해 내년 3월 1일을 시한으로 진행될 줄다리기의 불확실성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일 정상회담에서 무역 불균형 해소와 협상의제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국이 따로 한 발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실제로 뚜렷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정도로 합의 내용이 불명확했다.

당시 백악관은 중국이 상당한 양의 농산물, 에너지, 공산품을 미국으로부터 사들이기로 했다고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그러면서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보호 ▲사이버 침투와 절도 등 '구조적 변화'에 대한 협상의제가 합의됐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중에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미국 자동차에 대한 고율관세를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별도로 밝히기도 했다.

이에 반해 중국 측에서는 합의 내용, 특히 협상의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그나마 가장 구체적으로 입을 연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필요에 따라 수입량을 늘릴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합의된 협상의제와 관련해서도 "미국 측의 합리적 우려를 점진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그러나 고위관리 전화통화 전후에 백악관의 발표를 뒷받침하는 중국의 움직임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이런 의문은 걷혀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류 부총리가 므누신 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40%에서 15%로 낮추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움직임은 공산품을 넘어 백악관의 합의 발표문에 명시된 또 다른 항목인 에너지, 농산물에서도 이어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무역협상 시한 전에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의 계열사 유니펙을 통해 미국 석유를 수입하기로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메주콩)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12일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중국과의 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며 고율관세로 인해 피해를 본 농민들에게 주기로 했던 보조금 지급을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 인터뷰에서 대두 수입, 자동차 관세 인하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이들 상황을 고려할 때 최소한 미중 정상회담 합의 가운데 무역 불균형 해소 부분은 진전을 보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훨씬 껄끄러운 문제인 불공정 관행에 대한 '구조적 변화'는 상대적으로 진전이 더딘 것으로 관측된다.

불공정관행 지적에 강한 불만을 품고 협상의제 자체의 언급을 꺼리던 중국이 일부 변하는 모습을 노출하기는 했다.

WSJ는 전날 양국 고위관리들의 전화통화와 관련, 중국이 첨단분야 육성정책인 '중국제조 2025' 계획에 대한 변경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제조 2025는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시진핑 주석의 국가비전을 뒷받침하는 정책으로 아예 협상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할 사안으로 그간 평가돼왔다.

중국에서 아직 이 정책에 변화를 주는 방안과 관련한 직접 언급은 없었다.

그러나 일단 중국은 내년 초 확정을 목표로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지식재산권 보호는 미국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사이버 절도와 함께 미국이 강력히 촉구하는 이른바 '기술 도둑질' 현안으로, 백악관이 밝혔으나 중국은 언급하지 않았던 협상의제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일부 중요한 발표를 기다리라"고 진전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경제분석업체인 스트래티거스의 정책연구 대표인 댄 클리프턴은 CNBC방송 인터뷰에서 "무역협상은 대단히 복잡하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클리프턴은 "관세, 보조금, 메주콩 같은 게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으나 정부기관 차원에서 사이버안보, 인공지능, 지식재산권에 대한 논의가 중국과 진행되고 있다"며 "이들은 (무역불균형 해소보다) 다루기 힘든 문제이지만 대화는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 불균형과 불공정관행 사이에서 엇갈린 신호가 나오는 가운데 자칫 협상판을 깨버릴 수 있는 대형변수가 정리된 것으로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다.

캐나다 법원은 이날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 부회장을 캐나다 밴쿠버 체류, 보석금 지급, 전자발찌 감시 등을 조건으로 석방하기로 결정했다.

멍 부회장은 대이란제재를 위반할 목적으로 국제결제망에 접근할 수 있는 은행들을 속인 사기 혐의로 체포된 상태였다.

중국 당국과 화웨이의 강력한 반발과 함께 중국에서는 거대한 반미감정과 미국 제품 불매운동이 촉발됐다.

그러나 중국은 전날 미국 측과의 전화통화에서 멍 부회장 체포사건과 무역협상을 분리해 접근하는 태도를 보였다.

미국 역시 무역협상과 화웨이 사건은 다른 트랙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9일 미국 폭스방송 인터뷰에서 멍 부회장의 사건은 법 집행의 문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법무부의 소관이라고 밝혔다.

커들로 위원장은 "'무역 차선'과 '법 집행 차선'이 있는데, 서로 다른 차선이며 경로가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 인터뷰에서 멍 부회장에 대한 미국 법무부 수사에 자신이 개입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꺼내며 중국에 유화적 제스처를 보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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