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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새만금에 둥지 튼 '멸종위기종'…하던 공사는 계속?

입력 2018-05-23 21:51 수정 2018-05-24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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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3일) 밀착카메라는 '서해안 새만금 간척지'에 다녀왔습니다. 산업단지를 만드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여기는 원래 멸종위기에 놓인 새들의 보금자리입니다. 최근에 알과 둥지도 처음으로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공사는 계속될 예정입니다.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전북 군산에 새만금 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인 한 매립지입니다.

지금도 주변에서는 공사가 한창인데요.

그런데 이곳은 매년 각종 희귀 조류들이 관찰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몸통은 갈매기인데 얼굴이 새까맣습니다.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한 '검은머리갈매기'입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이 취약종으로 분류했는데, 현재 전세계 2만 마리 정도만 남아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희귀 새들은 검은머리갈매기만이 아닙니다.

주황색 부리에 마치 검정 옷을 걸친 모습의 '검은머리물떼새'도 보입니다.

'쇠제비갈매기'는 취재진 머리 위로 날아다니며 날카로운 소리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보호를 받고 싶어 해요. 그래야만 안전하기 때문에.]

환경단체가 확인한 검은머리갈매기는 30마리 정도입니다.

특히 그동안 찾아내지 못했던 알까지 발견됐습니다.

지난해까지는 이곳에서 검은머리갈매기의 번식지를 찾지 못했는데요.

올해 처음으로 검은머리갈매기의 둥지를 확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희귀 철새들이 단순히 머물다 떠나는 것이 아니라 번식지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정우/동서조류연구소 소장 : 번식할 때는 그 둥지 근처에 접근해서도 안 되고, 어떤 교란행위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보존을 해서 번식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문제는 멸종위기에 놓인 새들의 서식지가 계속 줄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행법에 따라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생물이 발견되면 공사를 중단하고, 대체서식지 계획을 제출해야 합니다.

새만금 매립작업 초기에 제작된 매뉴얼에도 '공사를 멈추고 주변까지 조사해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철새들의 서식지 주변에서는 매립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산업단지 개발 시행사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서식지만 일시적으로 공사를 멈춘 겁니다.

농어촌공사 측은 서식지도 철새들이 떠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달 말부터 작업을 재개할 방침입니다.

대체서식지는 산업단지가 완성되는 대로 외부에 마련하겠다는 겁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 : 환경단체들하고 협의를 해서, 공사가 앞으로도 5년 10년 이상은 진행될 거니까. 야생동물에 대한 보호 계획은 마련을 하고…]

환경부 산하 새만금지방환경청은 '농어촌공사와 합동으로 정밀조사를 벌인 뒤 이상이 없으면 공사 재개를 허락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철새의 특성상 대체 서식지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며 실질적인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행사와 담당 부처가 개입을 미루는 사이에 멸종위기동물의 개체수도 줄었습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에 따르면 2004년과 2005년 580여 마리였던 검은머리갈매기는 10여년 사이에 20분의 1로 감소했습니다.

[오동필/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물새팀장 : 자연 서식지가 남아 있었다면 다양한 곳에 소수 개체가 많이 퍼져서 살 수 있는 환경인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이렇게 집중화 되는…]

개발이라는 명목에 서식지를 잃은 멸종위기종들은 이제 마지막 남은 보금자리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했습니다.

환경부와 한국농어촌 공사의 제대로 된 조사와 대책이 시급합니다.

(화면제공 :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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