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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거래' 은행·기업·개인 제재…미, 고강도 행정명령

입력 2017-09-2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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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 무역 거래를 하는 모든 제3국의 금융기관, 기업, 개인을 제재하는 제3자 제재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꺼냈습니다. 오늘(22일) 새벽에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이 같은 조치를 행정명령으로 발표했습니다. 워싱턴을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김현기 특파원, 오늘 트럼프가 발표한 행정명령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올들어 네 차례에 걸쳐 발표됐던 그동안의 대북 제재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기자]

사실 오늘 행정명령 발표 전에 다소 긴장된 분위기가 흘렀습니다. 북한 관련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보도가 흘러나오면서 설마 군사행동과 관련된 것인가 웅성거리기도 했는데요, 그러자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대 발표를 하지만 '전쟁'은 아니다"라고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행정조치를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동안은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유용될 수 있는 거래를 한 기관, 개인을 콕 찝어 제재를 가해왔다면 이번 제재는 혐의가 있건 없건, 즉 합법적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금융기관, 기업, 개인도 대상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의 제재가 미 재무부의 발표에 그쳤다면 이번은 포괄적 제재를 담은 만큼 공식적으로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선포한 것이죠. 먼저 트럼프의 오늘 발언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21일) : 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이 행정명령은 오직 한 나라만을 목표로 삼았고, 그 나라는 북한입니다. 북한 정권은 더 이상 다른 이들에게 그들의 무역과 은행 활동을 의지하지 못할 것입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나 므누신 재무장관은 오늘 발표에서 특별히 '세컨더리 보이콧'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지요. 이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이번 행정명령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므누신 재무장관은 '세컨더리 보이콧'이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용어 자체가 사실 최근 미 행정부에선 공식적으로는 쓰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의 공식 발표문에서는 법적 효력이 있는 표현만을 써야하기 때문인데요. 주로 의회나 언론에서 세컨더리 보이콧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다만 이번 트럼프 행정명령이야말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미온적인 중국과 러시아 등을 압박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인 '세컨더리 보이콧'에 해당한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입니다.

워싱턴의 우리 정부 관계자도 방금 전 JTBC의 취재에 "미국 정부로부터도 '이번 조치는 세컨더리 보이콧이다'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이번 세컨더리 보이콧 조치는 이란에 이어 두 번째라고 하던데.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기자]

미국은 7년 전인 2010년 6월에 이란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 이란의 원유를 수입하는 제3국에 대해 미국 내 파트너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내용의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을 담은 '이란 제재법'을 통과시켰습니다.

한마디로 이번과 마찬가지로 이란과 거래하면 반드시 경제보복을 하겠다는 것이었죠.

이렇게 5년을 강하게 압박을 가하니 이란은 결국 5년 뒤인 2015년 7월에 두 손을 들었습니다.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과 핵 합의를 하게 됐던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경우도 이란식 세컨더리 보이콧을 북한에 적용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즉 북한과 앞으로 거래를 하는 모든 외국기업과 금융기관은 미국법상 제재를 받게 됩니다.

당장 미 달러화로 결제, 거래하는 게 불가능하게 되는데 그리되면 국제금융 시스템을 미국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영업을 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죠.

미 정부는 이 조치에 따라 북한으로 흘러들어 가는 자금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 이번 조치는 군사옵션 외의 옵션으로는 최고 수준의 고강도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북한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에 대한 최종적 압박으로 해석됩니다.

미 정부는 오늘 행정명령을 뒷받침하는 후속 행정적 조치를 서둘러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김현기 특파원, 오늘 한미 그리고 한미일 정상회담도 있었지요. 회담의 핵심적이 내용은 조금 전 이성대 기자가 전해드렸고, 그밖에 눈에 띄는 대목들이 더 있습니까?

[기자]

네, 이날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미 대통령, 아베 일본 총리의 3자 오찬회담에서 트럼프는 "중국 중앙은행이 자국 은행들에 즉각 북한과 금융거래를 중단하도록 명령했다는 소식이 방금 보도됐다"면서 "이는 매우 대담하고 예상하지 못한 조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감사하다"는 말까지 했는데요.

이는 이날 발표한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한 중국의 반발을 무마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 압박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전날 발표된 북한에 대한 800만 달러, 우리 돈 약 90억 원의 인도적 지원에 대해 양국 정상이 어떤 의견을 나눴는가도 주목을 끌었는데요,

청와대 측은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양국 간 이견을 노출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선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로 호칭한 반면 아베 총리는 트럼프의 이름인 '도널드'로 불러 미일 정상 간의 밀월을 과시하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앵커]

끝으로 한가지만 더 질문드리겠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연설을 칭찬했다는 데 이건 어떤 내용인지요?

[기자]

네,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완전한 파괴'란 단어를 쓰며 강경한 연설을 했었는데요. 오늘 회담 전 문 대통령은 이를 지칭해 "대단히 강력한 연설을 해줬고, 그 강력함이 북한을 반드시 변화시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발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고, 문 대통령이 회담에 앞선 유엔 기조연설에서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계속해서 강조한 만큼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영상취재 : 이광조, 영상편집 : 김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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