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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뉴스] "그들과 함께할게요"…'성소수자'와 함께 하는 사람들

입력 2021-03-3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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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마다 오늘(31일)은 '트랜스젠더'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날입니다.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이 어려운 이름은 성소수자들이 사회에 자신을 드러내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90년대생 기자가 만드는 '구스뉴스'에선 아버지로, 친구로, 목사로 성소수자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정재우 기자입니다.

[기자]

고3 아이가 성 정체성을 밝힌 날

[트랜스젠더 '말랑' 아빠 : 저는 트랜스젠더 '말랑'의 아빠입니다.]

Q. 처음 커밍아웃했을 때, 어땠나요?
[트랜스젠더 '말랑' 아빠 : 정신과 상담부터 먼저 해보는 게 어떨까. 다른 일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저도 이야기를 했어요. 그 이야기 자체가 아이한테 충격이었다는 걸 몰랐던 거죠. 제가…]

아들이란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2년,

[트랜스젠더 '말랑' 아빠 : 제가 고민하는 경우는 남자화장실 고장 났을 경우 밖에 없죠. 그런데 우리 아이는 화장실 갈 때마다 고민하는 거죠. 여자 화장실 가도 이상하게 생각하고, 남자 화장실 가도…]

아버지는 트랜스젠더인 아들의 이름을 새로 지어줬습니다.

[트랜스젠더 '말랑' 아빠 : 숨어 살지 않고 세상에서 빛나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빛난다는 의미가 있는 글자를 써줬습니다.]

레즈비언 친구에게 받은 '결혼 부케'

[서지수 : 저는 레즈비언 김규진의 친구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더 알려진 친구의 커밍아웃, 인터넷에선 보다 큰 혐오를 마주했습니다.

[서지수 : '동성애자라는 사실만으로 이 친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심한 말을 할 수 있구나'라는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성소수자인 가족과 친구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을 물었습니다.

[서지수 : 너는 내가 계속 발전하게 동력을 주기도 하고, 동기도 부여해 주는 친구라고 나는 생각해. 많이 응원하고 있고, 사랑해!]

[트랜스젠더 '말랑' 아빠 : 혐오하는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그 사람들을 인정하고, 편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정말로 말해주고 싶어요. 꼭,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성소수자' 축복했다고 징계 받은 목사

2년 전, 퀴어축제에서 축복 기도를 한 뒤 이동환 목사는 교회로부터 정직 징계를 받고 여전히 재판 중입니다.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딱 하나 후회하는 게 있습니다.

[이동환/목사 : 저한테 (항의) 전화가 엄청나게 많이 왔거든요. (축제) 당일 아침에. 영상이나 사진을 보면 너무 어두운 표정으로 꽃을 뿌리고 있거든요. 다시 돌아간다면 활짝 웃으면서 하고 싶습니다.]

Q. 목사의 이름으로 성소수자를 축복한 이유는
[이동환/목사 : 제가 믿는 신은,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시는 분이라고 저는 굳게 굳게 믿고 있어요.]

2015년부터 서울 광장에서는 성소수자의 존재를 알리는 '퀴어문화축제'가 열렸습니다.

매년 서울시는 시민위원회에서 축제가 열려도 좋은지 논의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제 전공이 교육학입니다. 그래서 보수적입니다. 자라나는 중·고등학생들이 아직 성이 뭔지에 대해서 자기주관이 덜 확립돼 있는데, 오히려 그것을 선호하는 생각을 가질까 봐 걱정됩니다."

이런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매번 다수의 시민위원은 '문제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광장 밖으로 가라'는 이야기들, 연이은 성소수자의 부고를 접하면서 절망에 빠질 때도 있지만,

[양선우/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 이제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 한동안은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사회는 변하지 않는 것 같고, 너무 더디 변하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가까운 이들이 성소수자들을 통해 세상을 달리 보게 됐다며 목소리를 낼 때 희망을 갖습니다.

[양선우/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 '성소수자의 가족이에요' '친구가 있어요' '그렇게 말하는 것은 차별이에요' 그렇게 얘기를 해주는 것이 우리 사회가 변화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같이 살자' 지금은 그 얘기를 하고 싶어요.]

(영상그래픽 : 석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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