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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근거 없는' 청소노동자 시험, 사실상 승인한 윗선…회의록 입수

입력 2021-07-17 19:33 수정 2021-08-23 18:59

점수 낮으면 면박 주고…관리자들은 "결속 도모"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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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낮으면 면박 주고…관리자들은 "결속 도모" 평가

[앵커]

숨진 서울대 청소노동자 보도, 이어갑니다. 저희 취재진은 고인이 일했던 곳의 한 달 치 회의록을 입수했습니다. 이 회의록에는 관장을 비롯한 책임자들이 청소노동자들에게 시험을 보게 한 것을 사실상 승인한 흔적이 담겨 있습니다. 점수가 낮으면 망신을 주기도 했는데 정작 책임자들은 '직원들의 결속력을 증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자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대 관악학생생활관 운영실무위원회의 회의록입니다.

숨진 청소노동자 이모 씨의 근무지 책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미화 담당 부서는 이 회의에서 전체 청소노동자 회의를 어떻게 운영할지 보고했습니다.

6월 9일, 주요 미화업무를 논의하겠다고 돼 있습니다.

그리고 이날 예고 없이 '1차 필기시험'이 치러졌습니다.

특정 건물의 준공연도를 맞히라는 겁니다.

6월 16일에도 미화업무에 관한 회의를 열겠다고 보고합니다.

하지만 이날에도 '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와 한자로 쓰라'는 등 미화업무와는 관계없는 시험을 보게 했습니다.

이날엔 1차 시험 결과도 발표했습니다.

30점을 받은 청소노동자를 일으켜 세워 면박을 주기도 했습니다.

6월 23일엔 관장 등 관리자들이 시험 관련 내용을 직접 언급합니다.

"직원들의 결속력 증진을 도모"했다고 평가합니다.

'사기 진작이 가능하도록 하라'고도 지시합니다.

중간관리자는 시험을 보면서 '점수를 근무성적 평점에 반영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정성훈/서울대 청소노동자 노조 분회장 : 청소노동자가 사기 진작을 할 게 뭐가 있고 결속력을 다질 게 뭐가 있습니까. 근무 기강을 잡겠다는 의도예요.]

취재진은 이와 관련 서울대 측의 입장을 물었지만 답변이 없었습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알려드립니다] <'근거 없는' 청소노동자 시험, 사실상 승인한 윗선…회의록 입수> 관련

본 방송의 7월 17일 자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고 보도와 관련하여 관악학생생활관 운영실무위원회 회의록에 청소노동자 대상 '시험'이라는 용어는 기재되어있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이와 관련하여 해당 회의록 작성자는 "회의 당시 시험과 관련한 내용은 논의되지 않았고, '직원들의 결속력 증진 도모'라는 표현은 시험 관련 내용이 아닌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현장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직원 결속력을 도모 방안을 강구하라는 지시사항을 기록한 것이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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