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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미국 사이'…문 대통령, G7기념사진서 가운데 선 이유

입력 2021-06-14 18:18 수정 2021-06-1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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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념 단체 사진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정부가 배포한 단체 사진에선 남아프리카 대통령 사진이 잘려나간 게 확인됐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선 "실수"라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이번 단체 사진에서 문 대통령은 맨 앞줄 중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바로 왼쪽에 섰는데, 이 또한 관심을 끌었습니다.

G7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이 함께 찍은 사진 두 장. 위는 첫째 날, 아래는 둘째 날, 문재인 대통령이 다른 초청국 정상들과 함께 찍은 사진.〈사진=연합뉴스〉 G7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이 함께 찍은 사진 두 장. 위는 첫째 날, 아래는 둘째 날, 문재인 대통령이 다른 초청국 정상들과 함께 찍은 사진.〈사진=연합뉴스〉

■ 같은 줄에선 취임 순대로 '고참'이 안쪽에

문 대통령이 함께 사진을 찍은 날은 현지시간 12일로, 회의 둘째 날입니다. G7 정상들과 유럽연합(EU) 리더는 하루 전인 11일에도 '단체샷'을 찍었습니다. 비교해 볼까요? 첫날 앞줄에는 영국 총리를 중심으로 캐나다 총리, 미국 대통령, 프랑스 대통령, 독일 총리가 차례로 섰습니다. 이탈리아 총리와 일본 총리, EU 리더는 뒷줄입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면, 캐나다와 독일 총리가 뒤로 물러나고, 그 자리를 문재인 대통령과 남아공 대통령이 채웠습니다. 남아공 대통령이 끝에 선 것과 달리 문재인 대통령은 의장국인 영국과 미국 사이에 자리했습니다.

AP 등 외신에 소개된 '사진' 위치의 통상적인 원칙은 이렇습니다. 일단 의장국이 중심에 서고, 직전 의장국과 차기 의장국이 나란히 섭니다. 마지막 줄엔 국제기구 수장이 서고, 같은 줄에선 취임 시기에 따라 '고참'이 먼저 안쪽으로 섭니다. 원칙적으로는 이렇지만, 권한은 개최국에서 갖고 있습니다.

원칙대로 따져보자면, 문재인 대통령은 재임 기간이 가장 오래된 쪽에 속합니다. 독일이나 캐나다 총리보다 먼저입니다. 두 번째 단체샷에서도 밀려나지 않고 앞줄을 지킨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비슷한 시기(2017년 5월부터)에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프랑스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습니다. 2017년 G20 기념사진에선 이 두 정상이 맨 끝에 서 있었던 것을 기억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2017년 7월 G20 정상회의 단체 사진. 그 해 5월 임기를 시작한 문 대통령은 맨 끝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7년 7월 G20 정상회의 단체 사진. 그 해 5월 임기를 시작한 문 대통령은 맨 끝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번 단체 사진에서 문 대통령의 자리를 두고 "대한민국의 위상"이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원칙적으로 따져봐도 합당한 자리였던 겁니다.

G7 정상, 각자 의미 따라 저마다의 '단체샷' 선택

먼저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가 고른 단체샷은 '여왕님과의 한 장'입니다. 존슨 총리는 “G7 리더들과 '에덴 프로젝트'에서 영국 여왕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썼습니다. 영국 내 여왕과 왕실의 위상과 영향력을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겠죠.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가 트위터에 올린 정상회의 기념사진 〈사진=트위터 캡처〉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가 트위터에 올린 정상회의 기념사진 〈사진=트위터 캡처〉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 G7 정상과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9명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습니다. "외교가 돌아왔다"는 한 마디와 함께요. 현지시간 11일 G7 첫날 기념사진인데요, 이 사진엔 문재인 대통령과 남아공 대통령, 호주 총리, UN 사무총장이 없습니다. 이날 '코로나 19 이후 더 나은 재건'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첫 전체 회의에 문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정상회의 기념사진 〈사진=트위터 캡처〉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정상회의 기념사진 〈사진=트위터 캡처〉

샤를 미셸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전 세계에서 모인 마음이 맞는 파트너들"이라며 문재인 대통령 등 초청국을 포함한 단체샷을 골랐습니다. 이렇게 모아보니, 사진 한 장에 담는 의미는 저마다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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