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아파트 지하 파고든 '무단 주차'…무슨 일이?

입력 2015-07-01 21:14 수정 2015-07-02 09:1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우리 사회에서 주차 문제는 방화와 폭력, 심지어 살인으로 이어질 정도로 심각합니다. 그만큼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얘기인데요, 서울의 한 아파트는 오히려 주차공간에 여유가 있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밀착카메라 강신후 기자가 나가봤습니다.


[기자]

[아파트 입주민 : 문제가 좀 심각한 것 같아요. 주차장도 주민들이 쓰는 건데 안 되죠, 그러면.]

[김선혜/서울 마곡동 : 예전부터 주민들 사이에는 조사해야 한다, 관리해야 한다, 그런 이야기들 많았어요.]

주민들의 아우성이 빗발치는 주차장 입구입니다. 도대체 안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들어가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여느 주차장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하2층으로 진입하니 딱지가 붙은 차량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차에서 내려 안내문을 자세히 보겠습니다. 불법 주차된 차여서 견인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적어놨습니다. 그런데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옆 구획에도 차가 가득 차 있는데, 모든 차에 동일한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주차장 곳곳에서 딱지 차량이 보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분명히 주차 선이 그어져 있고요, 그렇다고 이곳이 장애인이나 특별차량의 주차 공간이 아닙니다. 주차 공간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이번에는 차량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겉은 깨끗해 보이지 않지만 내부에는 비닐이 덮여 있습니다. 연락처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변재주/아파트 경비반장 : 아파트 딱지가 없어요. 딱지가 있으면 이렇게 안 하려고 했는데 전부 다 이래요 보면.]

여기서 자세히 살펴봤더니 불법주차 차량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반 차량과는 다르게 전방주차를 하고 있고요. 이렇게 문을 열어보면 열리는 차량이 대부분입니다.

관리사무소를 찾아가봤습니다.

[아파트 관리소 직원 : 주차할 데가 없는 사람들이 와서 갖다 주차해 놓은 걸로 봐야죠.]

관리사무소도 최근 주민들의 민원이 일자 이런 사실을 파악하게 된 겁니다.

CCTV를 확인해 봤습니다.

주차장에서 서성이는 한 남성이 문제의 차량에서 나옵니다. 다른 차를 주차시키더니 또 다른 차를 몰고 옵니다.

관리사무소는 해당 구청에 차량조회를 요청하고 차주인을 찾고 있습니다. 외부차량이지만 무작정 견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성열/아파트 입주민 대표 : 견인하는 과정에서 차량에 손상이 갔을 경우에는 저희 입주자가 그 부분에 대해서 배상해야 하는 부분에서 문제의 소지가 생기겠죠.]

차 주인을 빨리 찾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차량 구석구석을 살펴봤는데, 이 차량들의 주인을 찾는 유일한 단서는 이 번호판밖에 없습니다. 이 번호를 인터넷에 검색해 보겠습니다.

중고차 사이트와 연결됩니다. 동일한 차가 검색되고, 업자의 전화번호도 나옵니다.

[중고차 업체 직원 : 제가 차가 많아서 차 번호는 모르겠고, 00(건물) 6층에 있어요.]

업체를 찾아가봤습니다. 가게에 있다던 차가 아파트 주차장에 있다고 털어놓습니다.

[중고차 업자 : 매장 안에는 한대 당 주차비가 25(만원)이에요.]

그러면서 취재진을 중고차가 있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데려갑니다.

문제가 있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중고차 업자 : 많은 차들을 다 넣을 수가 없어요. 불법 주차해 놓는 거야. 동네 사람들 얼마나 불편해. 경비 아저씨가 있네. 감시하러 왔네.]

아파트 주차장으로 들어와서는 문제를 삼는 경비에게 오히려 화를 냅니다.

[중고차 업자 : 아저씨 남의 집 주차장에 차 안 대요? 남의 집 아파트에 댈 수도 있잖아요.]

기자를 위협하기도 합니다.

[중고차 업자 : 취재하는 이유를 설명을 해보라고 이 양반아 XX 확 짜증나게. 네가 뭔데 XXX아 나를 왜 취재해?]

다른 단지도 마찬가지. 1년 가까이 주차한 중고차도 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 아파트 내부에서 그분들이 다니실 때 보면 신사적이지 않더라고요.]

허술한 관리와 법망을 틈타 이렇게 불법 주차되어있는 차량들. 이 어두운 지하주차장에 우리의 비양심이 가득 차 있습니다.

관련기사

'외부인 이중주차' 불만 품은 주민, 외제차에 불 질러 동급 여중생을 담뱃불로 지지고…집단 괴롭힘 '충격' "사과 안 해?" 집까지 쫓아가며 보복운전한 택시기사 남산에 몰리는 관광버스…내뿜는 매연에 시민 몸살 차 안 빼주자 그대로 밀고 지나가는 덤프트럭 '아찔'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