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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조희팔' 1조대 사기극 발생…피해자만 1만 명

입력 2015-07-2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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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사기범이라는 조희팔을 떠올릴만한 다단계 사기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금액 1조 원, 피해자는 1만 명이 넘습니다.

윤샘이나 기자와 김진일 기자가 차례로 보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강당을 가득 메운 관중들 앞에 한때 가요계 최정상급 인기를 누렸던 가수의 축하공연이 펼쳐집니다.

지난해 10월 운동기기 업체 해피소닉이 마련한 행사입니다.

좌석 맨 앞줄에서 손뼉을 치며 즐거워하는 남성은 이 업체의 회장 남응태 씨.

남보석이라는 가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걷기대회 행사에서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스포츠 스타와 함께 포즈를 취하기도 합니다.

[여러분 모두 부자가 될 것이고.]

업계에서는 운동기기 렌탈사업으로 시작해 20여 개 계열사를 일군 입지전적 인물로 통합니다.

[한연자 (가명)/투자자 : 회장님이 암 말기 환자였는데 음파 진동기로 운동해서 암 치료가 다 돼서…그 기계를 매매해서 위탁해서 돈 벌게 해주고 있다고.]

수백만 원대의 운동기기를 구매한 뒤 본사 위탁을 거쳐 대리점에 설치, 운영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겁니다.

업체는 연간 40~50%의 수익이 보장된다고 홍보했고,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보였습니다.

[전미숙 (가명)/투자자 : 수익률이 지금 40~50% 주면 (다음 달에는) 그게 10%대로 확 떨어진다는 거예요. 그러면 사람 심리가 더 넣게 되잖아요.]

노후자금과 전세금을 빼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대통령이나 유명 정치인이 실리는 잡지 표지에 등장하는 데다 각종 장학사업과 기부활동을 하는 남 회장의 행보에 투자자들의 믿음은 커졌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 말 투자자들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경찰 조사를 받던 남 회장과 경영진이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된 겁니다.

경찰 수사 결과, 실제 대리점에 설치된 운동기구는 투자자들이 구입한 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었습니다.

[김범석 경위/전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 실질적으로 기기 숫자가 모자란 거예요. 예를 들어 만대가 설치돼야 한다면 실제로 설치된 건 한 천대.]

남 회장은 먼저 투자한 사람들에게 줘야 할 수익금을 새로 들어오는 투자금으로 메꾼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미숙 (가명)/투자자 : 대체 이 수익률이 어디서 와서 주지. 계속 의문은 들었어요.]

실제 이 회사의 재무 관리는 상당히 허술했습니다. 재무제표가 존재하지 않아 감사를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취재진은 경영진 가운데 유일하게 구속되지 않은 대표이사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지만 황당한 답변이 돌아옵니다.

[정모 씨/해피소닉 대표이사 : 내부 사정은 전혀 모르고 있어요. 회장님이 차단했기 때문에 알 수가 없죠.]

남 회장에게서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경영상의 위기일 뿐 사기는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유모 씨/해피소닉 비상대책위원 : 정상적으로 영업을 했던 거예요. 다만 고율의 수당을 지급하고 재정적인 안정을 기하지 못한 것은 경영 실패죠.]

수십년간 모은 돈과 함께 삶까지 송두리째 빼앗겼다는 피해자들은 막막할 뿐입니다.

[김석주 (가명)/투자자 : 가만히 있던 내 집이 담보로 잡혀서…칼만 갖고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돈이 사람 죽입니다. 저도 일상이 다 무너졌습니다.]

2013년부터 지난 5월까지 해피소닉에 투자된 금액은 8000억 원이 넘습니다.

경찰이 집계한 피해자만 1만 1000명에 달하지만 실제 피해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어이없는 불법 다단계 사기 사건이 반복되는 원인을 김진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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