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석을 앞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이 17일 아침부터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을 연달아 방문했다.
청와대 '비선 진료' 및 '차명폰 조달' 의혹에 연루된 이영선(38) 경호관은 이날 아침 9시18분께 방문했다.
정장 차림에 가방을 들고 홀로 나타난 그는 취재진이 "오늘은 무슨 일로 왔느냐" "앞으로 계속 올 계획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자택으로 들어갔다.
약 2시간이 지난 11시10분께 나온 이 경호관은 역시 입을 굳게 닫은 채 택시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이 경호관은 전날에는 오후 1시12분께 다른 남성 3명과 함께 이 곳에 도착, 1시간30분 정도 머물다 돌아간 바 있다.
이 경호관은 박근혜 정권 초반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다가 2015년 말 경호팀으로 소속부서가 바뀌었다.
이 경호관이 모습을 드러내고 5분이 지난 9시23분께엔 유영하(55·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가 나타났다.
유 변호사 역시 기자들 질문에 살짝 미소만 지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오후 3시36분께 나와 대기하던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떠났다. 오후 1시께 도착해 2시간 정도 있다가 돌아간 15일 방문 때보다 4시간이 넘게 더 머문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미용을 전담해온 정송주·매주 자매는 이날 오전 7시24분께 박 전 대통령 자택으로 들어갔다가 8시30분께 돌아갔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의 머리 손질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들 자매는 오전 7시30분을 전후해 나흘째 이 곳을 방문했다.
이 경호관과 유 변호사가 이른 아침부터 박 전 대통령의 자택을 연이어 찾자 다음주부터 본격 시작될 검찰 수사 준비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명 '주사 아줌마'의 청와대 출입을 도운 것으로 전해진 이 경호관은 위료법 위반 방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또 그가 개통한 차명폰을 박 전 대통령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으로서는 오는 21일로 예정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소환 전에 이 경호관이 앞서 받은 조사나 진술 내용 등을 충분히 숙지해 놓을 필요가 있을 수 있다.
유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검찰 수사를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바 있다.
이날 일부 지지자들은 박 전 대통령의 자택에 빵, 고구마 등 다양한 선물을 전달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