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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기고 찾아내고…공항 세관-여행객 '눈치싸움' 현장

입력 2015-07-2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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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메르스가 종식 국면으로 접어들고 또 여름 휴가 떠나는 사람들이 늘면서 공항이 다시 북적이고 있습니다. 세관직원들과 여행객들간의 눈치싸움도 시작됐습니다. 밀착카메라로 그 모습 보시겠습니다.

고석승 기자입니다.


[기자]

여행객들이 입국장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저마다 크고 작은 짐을 들고 있습니다.

지금 막 프랑스 파리에서 온 짐이 수화물 수취대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온 짐 안에는 면세 한도를 초과하는 고가의 사치품이 함께 실려 오는 경우가 많아서 세관 직원들이 집중적으로 검사를 하는데요.

하루 평균 350편의 비행기가 약 5만 명의 승객들을 태우고 들어오는 이곳 인천 국제공항 입국장에서는 숨기려 하는 사람들과 찾아야 하는 세관 직원들의 눈치싸움이 매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숨은 물건 찾기'의 최전선은 공한 한 켠에 있는 엑스레이 판독실입니다.

여행객들의 수화물은 가장 먼저 이곳 엑스레이 판독실을 거쳐가게 됩니다. 엑스레이 투시기를 통해서 고가의 사치품이나 위험물품 등을 찾아내는 겁니다.

[왼쪽에 두 번째 가방 재검사입니다.]

의심이 가는 가방에는 '옐로우 씰'이라고 불리는 전자 꼬리표를 붙입니다.

총기류나 칼 같은 위험물과 과일 등 식물 검역 대상은 별도로 각각 빨간색과 초록색 꼬리표가 붙습니다.

[이미라 판독관/인천공항세관 : 은박지로 숨겨도 오시는데 그런 경우 상관없이 판독이 가능하고요. 특히 은닉할 경우에 판독이 더 잘 돼요.]

꼬리표가 달린 가방이 수취대로 나오자 경보음이 쉴 새 없이 울립니다.

[여행객 : (이 꼬리표 왜 달려 있는지 아세요?) 몰라요. (가방 안에) 오리알이랑 마른 채소 조금 있어요.]

이렇게 꼬리표가 달린 가방은 세관 검색대에서 재검이 이뤄집니다.

이 과정에서 세관 직원들과 여행객들의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여행객 : 한 보루에 4만 5천원 하는 걸 6만원 주고 가져가라는 말씀이세요? (세액을 계산하면 그렇게 나온다는 거죠.) 1, 2만원이 큰돈이잖아요. 그런데 이건 조금 아닌 것 같은데요.]

반입이 금지된 약품을 가져온 여행객은 세관 직원을 붙잡고 사정을 합니다.

[여행객 : 돈 만 원 줄게. 그거마저 주면 안돼요? (안돼요.) 하나만 주면 만 원 줄게요. (안돼요. 돈 내고 못가져가는 거예요.)]

지난해 정부는 면세 한도를 4백 달러에서 6백 달러로 올렸습니다.

대신 면세 한도 초과 물품을 몰래 숨겨 들어오다가 적발되면 40%의 가산세를 내도록 했습니다.

이 때문에 먼저 자진 신고를 하는 여행객들도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고상진/경기 남양주시 : (밀반입할 생각은 안 하셨어요?) 조금 그럴 생각도 있었는데 세금은 내야 맞다고 생각해 자진 신고했습니다.]

이곳은 인천 공항 지하에 있는 세관 창고입니다. 공항 입국장에서 수거된 유치 물품들이 바로 이곳에 보관되는데요.

이렇게 위협적으로 보이는 긴 칼도 볼 수 있고요. 그리고 이쪽으로 와보면 고가의 가방과 가죽벨트가 있는데 시중가격으로는 한 천만 원은 족히 넘을 것 같습니다.

이쪽에는 표현하기 민망한 성인용품과 동물의 뿔도 보관되고 있습니다.

유치된 물품은 한 달 안에 찾아가지 않으면 모두 폐기됩니다.

[한주석 관세행정관/인천공항세관 : 순대처럼 말아가지고 뱀을 반입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살아있는 앵무새나 원숭이를 반입하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습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행객이 늘면서 세관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습니다.

안 걸리면 그만 걸리면 운이 없어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아 보입니다.

올 여름에는 즐거운 휴가를 세금으로 얼굴 붉히면서 끝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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