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메르스 감염이 확산되면서 동네 병·의원의 진료 기능도 마비되고 있습니다. 지역감염도 걱정이지만, 그 이전에 지역 의료기능이 더 걱정인 셈이 됐습니다. 감기 증세로 진료를 받으려 해도 병원들이 거부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아예 휴진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이선화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성동구에 사는 26살 서모 씨는 감기로 동네 병원에 진료를 예약하려다 거부당했습니다.
진료 거부의 이유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서모 씨/서울 성동구 : 원래 예약한다고 하면 이름 말하고 갔었거든요. 지금은 열 나냐고 물어보고, 단순 감기라고 했는데도 감기환자는 그냥 죄송하다고, 안 받는다고…]
병원 측은 메르스 우려 때문에 감기 진료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해당 병원 : 감기는 (진료) 안 봐요. 저희가 신장실도 같이 있는데 면역력 저하이신 분들이 많은 관계로…]
메르스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단순 발열 등 일반 진료마저 거부하는 병원들이 늘고 있습니다.
아예 휴원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 병원은 메르스 감염자가 나온 곳은 아니지만 혹시 모를 우려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임시 휴진을 결정했습니다.
[모 의원 : 앞에는 안 해요. (환자 있는 거예요?) 아니에요. 의사들이 겁이 나서 진료를 안 하는 거예요.]
불안하긴 시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파도 병원을 찾기가 망설여진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수진/경기 고양시 : 비말감염이라고 하니까 치과에 가면 입 벌리고 검진 받기 때문에 아무래도…]
[노은숙/서울 광진구 : 작은 병원이든 큰 병원이든 우리 입장에서는 가기가 꺼려지죠.]
전문가들은 기구 소독만 제대로 된다면 감염의 우려는 없다고 말합니다.
[조재훈/건국대 이비인후과 부교수 : 콧물 뺄 때 쓰는 석션이라든지 환자 혀 누르는 설압자같은 건 그때그때 소독합니다. 한 분당 다 새것을 쓰고요. 다 끝나면 고압 살균합니다. 기구 등으로 인한 감염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메르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동네 병원까지 덮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