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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마음만 먹으면 '탕탕'…허술한 관리, 자칫 '살인면허'

입력 2015-03-02 22:04 수정 2015-03-03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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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이렇게 합법적으로 총기를 손에 넣기 쉽다보니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범죄에 악용할 수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경찰에 등록된 총기만 16만정이 넘습니다.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그 실태를 심수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

수렵 기간 마지막 날이던 지난달 28일, 한 사냥꾼이 엽총을 받기 위해 경찰서 지구대를 찾았습니다.

경찰과 가벼운 농담을 주고 받습니다.

신분증을 확인하고 총기류 입출고 기록에 이름을 씁니다.

그걸로 끝입니다.

[경찰 관계자 : 보겠습니다…하나죠? 반출해주세요.]

규정대로 라면 총기소지허가증과 야생동물 포획 승인증, 수렵면허증 3개를 확인해야 합니다.

지난 27일 화성 엽총 살인사건 당시 피의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총기를 받아가기 위해 지구대에 머문 시간은 1분이 채 되지 않습니다.

[경찰 관계자 : (신원) 확인만 되면, 하자가 없잖아? 그러면 문제가 없는 거예요. 점쟁이도 아니고…교통사고 내서 사람 죽이는 거나 똑같은 원리지.]

취재진은 엽총의 파괴력을 직접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고기를 올려놓고 10m 거리에서 쏴 봤습니다.

총알에 맞자 살점이 통째로 떨어져 나갑니다.

캔음료은 아예 종잇장처럼 찢어졌습니다.

제가 들고 있는 총이 12구경 엽총입니다. 화성시와 세종시 총기 사건에 사용된 것과 같은 종류인데요.

오늘 저희는 경기용 탄약을 사용했지만, 실제 수렵용 탄약의 파괴력은 너댓배 셉니다.

엽총이 수렵용지만 단번에 인명을 살상할 수 있을 만큼 위험한 겁니다.

파괴력이 약한 것으로 인정돼 개인 소지가 가능한 공기총 역시 문제입니다.

전국에 약 6만정의 공기총이 합법적으로 가정집에 보관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40대 남성이 공기총으로 아내의 내연남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지난해에는 70대 장인이 종교 문제로 싸우던 사위를 향해 방아쇠를 당겨 중상을 입히기도 했습니다.

[전진호/경기도 종합사격장 : 모든 탄약은 다 위험합니다. 거리에 따라서 위험 강도가 차이 날 뿐이지 지근거리, 10~30m 이내에서는 모든 탄약이 사람에게 (치명적입니다.)]

외국은 어떨까.

미국의 경우, 연방법상 전과가 있으면 총기를 구매하거나 소유하는 데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 시절 범죄 전력이 있을 경우 총기 소유는 아예 금지됩니다.

일본의 경우, 어떤 총기류에 대해서도 가족의 동의서와 병원의 진단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심사가 까다롭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정신질환자나 심신미약자의 손에 총이 들어가지 않도록 구매 자격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웅혁 교수/건국대 경찰행정학과 : 동네 평판·알코올 남용·가정폭력의 위험성 등을 체계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고 개인의 소유 자체를 까다롭게 하는 정책의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틀 새 8명이 사망한 총기 사고, 우리나라가 더이상 총기 안전 지대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회 전반의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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