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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 아토피가 부른 참극, 고통 얼마나 심하길래

입력 2014-02-0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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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이가 아토피가 있으면, 그것만큼 괴로운 게 없죠. 실제로 얼마전에 자신때문에 아이의 아토피가 악화됐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엄마도 있었습니다.

아토피의 대표적인 치료약인 스테로이드에 대한 오해 때문이었는데요, 오늘(5일) 긴급출동에서 그 사연,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경기도 파주, 마흔이 넘어 늦은 나이에 아들 민재를 얻은 김영숙 씨.

그런데, 그 기쁨도 잠시였습니다.

[김영숙/민재 어머니 : 이 아토피라는 게 한 가정에 불화를 가져오는 악마예요. 악마. 아기도 괴로워하고 나도 괴롭고 차라리 이러면 죽자. 죽자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생후 6개월부터 시작된 아토피 와의 전쟁.

아토피는 주로 영,유아기에 발생하기 때문에 아이뿐만 아니라 돌봐야하는 부모또한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김영숙/민재 어머니 : (아이가) 긁고 싶어하면 제가 박박 긁어줄 때도 너무너무 많았고요. 그러면 아기는 간지러운걸 긁어주니까 편안하게 있지만, 나는 울고 있었죠.]

생후 11개월 된 아들 민재를 위해 5개월간 양방과 한방 병행치료를 해 왔지만, 결국 스테로이드제를 선택했다는 엄마, 부작용이 걱정되지만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입니다.

[김영숙/민재 어머니 : 이건 (스테로이드제는) 나에게 진짜 하늘이 내려준 선물 같은 느낌 (이에요.)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있는데, 4단계가 제일 높은 연고인데 그 연고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죠. (낮은 단계) 연고를 써서 잘 안 드니까 계속 독한 연고를 바를 수밖에 없죠.]

국내 어린이와 청소년 아토피 질환 발병율은 계속 증가 추세.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 2010년 17.9%로 10년 전에 비해 6.6% 증가했고, 중학교 1학년의 경우, 2010년 11.2%로 10년 전에 비해 5.5% 증가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토피 질환 치료약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스테로이드제. 그런데 지난 1월 20일, 이 스테로이드제로 인한 비극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아토피를 앓고 있는 7살 딸을 둔 한 엄마가 딸을 살해한 후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 것입니다.

[사건담당 관계자/부산 사상경찰서 : 검안한 의사의 소견으로 확인된 바로는 (딸이) 전신에 걸쳐 아토피 피부염이 진행 중인 상태였고 부모나 할머니 말을 들어봤을 때, 그때 당시부터 더 심해져서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 (했다고 하더라고요.) 아토피 피부염 때문에 딸이 면역성이 약해지니까 대상포진이 왔어요. 딸한테…]

엄마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바로 아토피를 앓고 있는 딸에게 사용한 스테로이드제의 부작용 때문이었습니다.

[이지연/서울 성모병원 피부과 교수 : (스테로이드제를) 바르는 경우에는 피부가 얇아지거나 위축되거나 혈관이 확장되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먹는 전신 스테로이드제의 경우에는 골다공증이나 부신 피질 호르몬을 억제해서 쿠싱증후군도 생길 수가 있습니다.]

엄마가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의심한 것은 쿠싱증후군이었습니다.

쿠싱증후군은 얼굴이 붉은 달처럼 변하고, 배에 과도하게 지방이 축적되고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중심성 비만을 보이는 질병입니다.

하지만, 쿠싱증후군은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는 것으로는 발병하지 않고,주사 투여나 복용하는 경우에만 그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엄마는 딸의 아토피가 더욱 악화되자 답답한 마음에 병원보다 더 가까운 인터넷을 찾았습니다.

[사건담당 관계자/부산 사상경찰서 : 인터넷에서 찾아봤다 하더라고요. 스테로이드제에 대한 (부작용을) 찾아봤겠지.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어떻게 되느냐가 아니라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어떻게 되느냐 (를 찾아본 거죠.)]

사실 숨진 김 양은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한 것이 아니라 연고를 바르고 있었습니다.

인터넷 상의 의학 정보들을 맹신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그 후유증 또한 심각한 상태입니다.

[이지연/서울 성모병원 피부과 교수 : 인터넷이나 정보를 맹신해서 환자분이 본인의 상태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사용하는 경우에 치료가 지연될 수 있고 오히려 (증상이) 경증인데 치료 약제를 남용해서 부작용도 생길 수 있습니다.]

한 번 걸리면 환자와 그 가족까지 고통을 겪어야 하고, 현대판 불치병이라고 불리는 아토피…커져가는 오해 속에서 정확한 정보와 올바른 치료로 더 이상의 비극을 막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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