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극우단체들의 혐한 시위와 증오 발언, 이른바 헤이트 스피치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표현의 자유라는 이유로 이를 사실상 내버려둬왔는데요. 결국 보다 못한 양심있는 도쿄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이정헌 특파원입니다.
[기자]
극우단체의 민족과 인종 차별 중단을 촉구합니다.
[차별을 중단하라! 차별을 중단하라!]
재일 한국인에 대한 증오발언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시다 요시노리/도쿄 시민 : (헤이트 스피치를) 절대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행사에 참가했습니다.]
1963년 인종차별에 반대하던 미국 흑인들의 워싱턴 대행진처럼 도쿄 시민 천여 명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도쿄 대행진은 지난해 9월에 이어 두번째 열렸습니다.
일부 참가자들은 이처럼 한복과 기모노를 입고 손을 잡은 채 행진했는데요.
차별 없는 세계를 아이들에게 물려주자고 외쳤습니다.
지난 8월 유엔 인종차별 철폐위원회의 권고를 무시하고, 규제에 소극적인 아베 정부도 비판했습니다.
[기노 도시키/도쿄 대행진 실행위원회 대표 : 표현의 자유는 대단히 중요하지만 인간 차별과 헤이트 스피치의 자유는 없습니다.]
야당 의원은 규제 법안을 이달 중 발의하기로 했습니다.
[아리타 요시후/일본 민주당 참의원 : 각 정당이 일치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건 당연합니다.]
혐한시위와 헤이트 스피치에 맞선 평화와 공존의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 조금씩 커져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