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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 라면 훔친 '울산 장발장'…이례적 '선고유예'

입력 2020-11-12 09:01 수정 2020-11-1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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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족도 없고 직업도 가지지 못한 20대가 배고픔에 음식을 포함해서 3만 3천원어치를 훔쳤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이 이례적 선고를 했는데요. 징역형 선고를 미뤘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울산의 한 작은 식당입니다.

지난 2월 초부터 빈 병과 함께 음식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식당주인 : 빈병 박스로 몇 박스 담아 놓은 거 그거 다 들고 가고 공기밥하고 라면, 햄하고…]

경찰에 붙잡힌 범인은 27살 A씨였습니다.

A씨는 새벽시간 이 담을 넘어 식당 안으로 손쉽게 들어갔습니다.

모두 6차례 걸쳐 음식과 빈 병 등 3만 3천 원어치를 훔쳤습니다.

배고픔에 저지른 범죄였는데, A씨는 마땅한 직업도 돌봐줄 가족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야간주거침입절도죄가 적용돼 양형대로라면 징역 4개월이 불가피했습니다.

경찰은 식당 주인이 처벌을 원치 않고 가벼운 범죄인만큼 즉결 심판 벌금형을 고려했습니다.

[울산동부경찰서 관계자 : 즉결심판 하면 벌금 나오니까 생활환경이라든지 벌금 낼 여력도 안 될 거 같으니까…]

생계형 범죄임을 감안한 울산지방법원은 징역 4개월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선고유예란 2년이 지나면 처벌을 면해주는 제도로 집행유예와 달리 전과기록도 남지 않습니다.

실형 범죄에 보기 드문 판결입니다.

[박현진/울산지방법원 공보판사 : 집행유예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고유예를 했다는 건 통상적인 경우보다 굉장히 선처했다고…]

지난달 울산지법은 며칠을 굶다가 아이스크림을 훔쳐 먹은 40대 남성에 대해선 재판을 중단하고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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