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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의원 파쇄된 장부 일일이 맞춰보니 '프로포폴 명단'

입력 2016-12-1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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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한 달여 동안 김영재 원장 의혹을 추적해 온 취재 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호진 기자, 김영재 원장의 '이중장부' 의혹은 한 달 전 취재에서 시작된 거죠?

[기자]

네, 저희가 김영재 의원을 처음 취재한 건 지난 11월 초였습니다.

취재가 시작되고 며칠 뒤 의원 측은 뒤에 보시는 것처럼 파쇄된 문서들이 담긴 대형 종량제 봉투들을 버렸습니다.

이 중 하나를 저희가 수거했습니다. 조각난 문서들을 일일이 확인해보니 프로포폴이나 마약류 관리대장이라는 말이 적혀 있었고 고객들의 이름, 또 몇 cc를 사용하고 몇 cc를 폐기했는지, 이런 정보들이 나와 있는 것을 보고 저희가 이것은 향정신성 의약품 관리대장이란 걸 알게 된 겁니다.

[앵커]

그런데 저희 보도가 나간 후 김영재 의원 측이 보건소에 제출했다는 대장은 어떤 건가요?

[기자]

뒤에 보시는 게 나중에 강남구 보건소에 제출했다는 대장인데요. 보신 것처럼 글씨체가 다 비슷하고, 도장과 서명도 마찬가지여서 시차를 두고 작성된 것이 아니라 한번에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그동안 꾸준히 작성된 게 아니라 강남보건소에 검사를 앞두고 급하게 작성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특히 파쇄한 장부를 보면 2012년부터 2013년 사이에 작성이 된 거로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이 장부를 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의 장부가 그대로 있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저희가 확보한 것이 또다른 장부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당연히 그런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네요. 취재대로 '이중 장부'를 만들었다면 굳이 그렇게 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향정신성 의약품의 경우 나중에 보건소에 제출된 대장처럼 이름까지 자세하게 적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앞서 파쇄했던 대장의 경우 고객들의 이름과 누가 사용했는지까지 적혀 있었는데요, 고객 관리를 위해 적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후 고객들의 이름이 유출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어 파기한 것에 아니냐는 의혹이 생기는 것입니다.

내일 청문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해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리포트에서 잠깐 언급됐지만 세월호 참사 당일 김영재 의원 측은 원래 휴진일이었다고 했다가 말을 바꿨다는 게 나오던데요.

[기자]

네, 첫 보도일인 지난달 8일, 처음 김영재 의원 측과 연락이 닿았는데요. 의원 측이 2014년 초 청와대를 자주 드나들었다는 제보를 받아서 사실관계를 확인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취재진이 묻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의원 측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피부 시술 의혹 기사를 보여주며, 혹시 이것 때문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날 서울에도 없었다고 하고 원래 수요일엔 쉬든가, 운동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저희 보도 뒤 강남구 보건소 조사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에 프로포폴을 처방한 내역이 새롭게 확인된 겁니다.

특히 지금 보시는 게 김영재 의원 프로포폴 사용 내역인데요. 4월 16일에 숫자를 고친 흔적도 보이는데요. 아마도 5에서 6으로 바꾼 것 같습니다.

일단 김영재 의원 측은 보건소 조사에서 장모를 진료하고 운동을 갔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또 주목할 것은 김영재 의원 측의 프로포폴 사용 기록을 보면 2014, 2015, 2016년에는 꾸준히 수요일에도 처방을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수요일에 정상적인 처방이 아닌 특별한 고객이나 처방을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앵커]

김영재 의원이 세월호 참사 당일과 관련해 의혹을 받는 건 청와대로부터 특혜를 받았다고, 그래서 대통령과 가까운 것 아니냐는 의심 때문이기도 하잖아요.

[기자]

네, 전공의가 아닌 김영재 씨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 외래교수로 위촉됐고, 특히 성형시술용 실을 개발한 것이 서울대병원에 납품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인데요.

이 배경에 대통령 주치의를 지낸 서창석 서울대 병원장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요, 내일 청문회에서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성형실과 관련해서 대통령 자문의와 관련된 새로운 사실도 취재했죠?

[기자]

저희 취재진은 서울대병원뿐만 아니라 대통령 주치의를 배출해온 연대 세브란스병원도 김영재의원의 실과 연루된 사실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 관련 자료인데요.

지난 2013년 11월 신청된 건데, 연대 세브란스병원 정기양 교수 주도로 김영재 의원 측의 와이제이콥스 실을 임상시험했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정 교수는 대통령 자문의였고, 이병석 세브란스병원 원장은 주치의였습니다.

임상시험은 2014년 1월 시작돼, 22명의 임상시험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 후 6월에 끝나고, 9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습니다.

특히 정 교수가 대통령 피부과 자문의인 만큼 해당 실을 이용한 시술을 대통령이 받았는지도 주목되는데요. 일단 정기양 교수 등 관련 의료진들은 완강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지난 번에 김영재 의원을 돕지 않았다가, 예를 들면 해외진출이라던가, 그런 것을 돕지 않았다가 오해를 사고 세무조사 등을 받았다는 컨설팅업체에 대해서도 보도를 했었죠. 그와 관련해서도 추가로 취재된 내용이 있다고요?

[기자]

그간 김영재 의원에게 도움을 주지 않거나, 김영재 의원에게 어떤 피해를 주거나 갈등을 빚었던 곳들이 검찰 조사를 받거나 국세청 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사정라인의 고위층이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는데요. 저희가 추가로 확인한 사실은 김영재 의원의 부인 박 모 씨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 씨가 강남의 같은 미용실 원장으로부터 머리 손질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박 씨의 경우 실 개발사인 와이제이콥스의 대표로 서울대병원을 찾아가 실 납품을 제안한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요.

해당 미용실 원장에게 물었는데 두 사람이 본인 손님인 것은 맞지만 두 사람이 다닌 시기는 다르다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2부에서, 지난 번 이희정 기자와 같이 소셜라이브에서 진행했던, 직접 가져왔다는 파쇄종이 뭉치들 있죠? 그걸 가지고 나와서 자세히 얘기해보겠습니다. 이호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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