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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원룸] 미세먼지가 중국 때문? 사실 ○○ 탓!

입력 2019-01-30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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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는 누구 탓인가? 우리나라와 중국이 미세먼지 사태의 원인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서울의 미세먼지는 주로 현지에서 배출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주에는 "(남을) 맹목적으로 탓하기만 하다가는 미세먼지를 줄일 절호의 기회를 놓칠 것"이라며 한국을 겨냥했습니다. 정부는 반발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북반구에서 편서풍이 불고, 특히 가을과 겨울 한국이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사실은 상식"이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미세먼지는 누구 탓일까요. JTBC 라이브 뉴스 방송 '뉴스원룸'에서 알아봤습니다.


깨끗한 베이징이 더러운 서울보다 더럽다

중국은 자국의 미세먼지가 줄었는데 한국은 늘어났다며 우리나라 미세먼지 문제의 원인이 내부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우선 중국의 미세먼지가 줄어들었단 이야기는 사실로 볼 여지가 충분합니다. 중국은 2014년 공해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4년 만에 주요도시의 미세먼지를 32% 감소시켰습니다. 베이징만 깨끗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공업단지에 있는 도시도 맑아졌습니다. 허베이성 성도 스자좡시는 미세먼지 농도를 39% 줄였고 2015년 중국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로 꼽힌 바오딩시도 미세먼지 농도를 38% 낮췄습니다. 이 데이터는 중국 정부가 250곳에서 측정한 대기 자료에, 미국 정부가 중국에 둔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 확인한 값입니다. 뉴욕타임즈는 미국이 12년 걸린 일을 중국이 4년 만에 해결했다며 공해와의 전쟁에서 중국이 승리 중(China Is Winning)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문제는 중국이 오염도를 줄여봤자 한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51㎍/㎥으로 5년 전과 비교하면 42% 줄어든 수치입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 권장기준 10㎍/㎥보다 5배나 높은 수치죠. 같은 해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23㎍/㎥으로 베이징의 절반 수준입니다. 중국이 깨끗하다고 주장하는 베이징이 한국이 더럽다고 주장하는 서울보다 훨씬 오염된 상황입니다. 중국이 "우리 깨끗해졌어" 주장해도 한국이 "너네 때문에 우리가 더러워지잖아" 반박하는 공방이 끝나지 않는 이유입니다. 


중국 아닌 '메이드 인 차이나' 탓

사실 중국이 오염된 건 맞지만 중국을 오염시킨 건 중국이 아닙니다. 중국에 미세먼지가 많은 이유는 공장이 많아서고 공장이 많은 이유는 '메이드 인 차이나'가 많아서입니다. '메이드 인 차이나'가 많은 이유는 저렴하기 때문인데 그 값으로 물건을 생산하려면 공기정화시설이나 폐수처리시설 등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미국·유럽·일본·한국 등 선진국은 중국이 오염을 감수하면서 싸게 생산한 물건을 수입해 물가를 안정시켰습니다. 공장을 중국으로 옮겨 쾌적한 환경도 확보했습니다. 서울만 해도 구로공단이 있던 1988년에는 대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3.0ppm에 달했지만 30년이 지난 2018년에 이 수치는 0.5ppm으로 낮아졌습니다. '오염의 외주화'로 대기를 깨끗하게 만든 겁니다.

미세먼지 문제는 그래서 한 국가에게만 책임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근본적으로 중국에 공장을 두고 싼 값에 생필품을 조달하는 모든 나라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지구온난화로 엘니뇨가 발생해 페루와 에콰도르 등에 홍수가 나도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한다는 이유로 중국에게만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후 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 협약'을 체결해 모든 나라가 함께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유럽연합에 따르면 중국은 2016년 기준으로 세계 수출액의 17%를 차지해 점유율 1위입니다. 게다가 1693개 품목에서 세계 판매량 1위입니다. 전 세계가 중국에 공산품 생산을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세먼지는 중국 탓"이라고 외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인공강우(X) 경유차·석탄발전 제한(O)

문제는 미세먼지를 감축하기 위해서 국제 공조 체계를 갖추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당장 미세먼지가 사라지길 바라죠.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많은 아이디어가 거론됐습니다. 인공비를 내려 미세먼지를 씻어내자는 '인공강우'부터 중국에 설치돼 화제가 된 '미세먼지 정화 타워' 도입, 고층 빌딩에서 물을 뿌리자는 아이디어도 제시됐고 '물안개 대포'를 쏘자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장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습니다. 송철한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는 "인공강우로 미세먼지 제거 효과를 보려면 시간당 5~10mm 비가 내려야 하는데 우리나라보다 기술력이 좋은 미국도 그렇게 못 한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중국에 있는 공기정화타워도 실질적 효과가 없다. 중국 정부가 시민들에게 미세먼지 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쓴 정치적 홍보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경유차 운행 제한과 석탄발전소 감축은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책으로 꼽혔습니다. 실제로 산업통장자원부에 따르면 석탄발전소 운행 제한과 감축 정책으로 2016년 3만649톤이었던 석탄발전 미세먼지 배출량이 2018년 2만2869톤(잠정)으로 줄었습니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수도권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해 노후경유차 5398대 운행을 제한한 결과 미세먼지를 1.5톤 감축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산업부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석탄발전소를 덜 돌리고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를 늘리겠다는 내용을 담을 예정입니다. 환경부는 다음 달부터 초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수도권에서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을 제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싸우지 말고 같이 해결하자

뉴스 라이브 방송에서는 우리나라와 중국 정부가 서로 상대 탓을 하기보다는 함께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아야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유튜브 아이디 '같지만다른채널'님은 "그냥 중국 한국 합동해서 미세먼지 해결이나 하자. 탓은 그만하고"라고 의견을 주셨습니다. 'kackkken'님은 "(중국에서 저가품을 생산하는) 경제흐름을 막을 수 없으니까 환경부담금을 UN같은데서 걷을 순 없을까요?"란 댓글을 주셨습니다. '으누우루'님은 현재 상황을 "다른 나라는 피해가 크지 않으니까 우리만 소리를 내는 것 같다"고 분석해주셨습니다.


기획·제작 : 고승혁, 김민영, 김지원
편집: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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