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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2인자' 황교안…해결 시급한 '난제' 만만찮아

입력 2015-06-18 13:30

메르스 사태 '컨트롤 타워' 첫 능력 검증

당청 불협화음 조정·'부적격' 야당과 관계 회복 우선

도덕성 논란 여전해 '영(令)' 제대로 세울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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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컨트롤 타워' 첫 능력 검증

당청 불협화음 조정·'부적격' 야당과 관계 회복 우선

도덕성 논란 여전해 '영(令)' 제대로 세울지 주목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18일 우여곡절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인사청문회가 끝난 지 8일 만이자 이완구 전 총리의 사퇴 이후 52일 동안 계속된 총리 공백 사태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하지만 황 총리 앞에는 당장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조기에 해결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걸림돌이 산적해 있다. 먼저 메르스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면서 '컨트롤 타워' 부재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황 후보자는 부처 간 혼선 조율 등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할 때다.

또 박근혜 정부가 '집권 3년 차'에 접어들면서 여당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서 최근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당청간 '불협화음'이 반복되며 갈등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 이를 조정하는 가교 역할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자신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린 야당과의 관계 회복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헌법질서 수호자'임을 자처했던 황 총리가 청문회 과정에서 병역기피 의혹에서부터 사면 로비 의혹까지 불거지며 도덕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황 총리가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면서 국정을 제대로 장악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메르스 사태 '컨트롤 타워'…신임 총리 첫 능력 검증

황 총리는 진정되지 않고 있는 메르스 사태를 조기에 종식시킬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 최대 과제라 할 수 있다.

메르스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정부 대책 본부의 위상이 잇따라 격상되고 여러 대책 기구가 생겨났지만, 여전히 컨트롤 타워가 명확하지 않으면서 정부 기능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에 설치된 '중앙 메르스 관리대책본부'를 비롯해 국민안전처 주관 '범정부 메르스대책 지원본부' 등 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가 신설한 대책 기구만 모두 4개. 하지만 대책 기구가 가동되면서 부처 간 혼선이 자주 발생했다.

결국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나날이 커졌고, 메르스 사태를 총체적으로 지휘하는 이른바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뒤늦게 최경환 총리대행이 컨트롤 타워로 나섰지만, 메르스를 초기에 진압할 '골든 타임'을 놓쳤고 경제 부총리로서 메르스에 몰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이 다른 부처 장관들을 상대로 업무를 조율하는데도 한계가 있다보니 정치권 안팎에서 관계 부처와 업무를 협의하고,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총리의 필요성이 계속해서 제기됐다.

황 총리가 이런 상황에서 메르스 사태 해결을 놓고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민심의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묘한 당청 갈등과 야당과의 관계 회복 '난제'

최근 청와대와 여당이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적지 않은 갈등 양상을 보이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동안 침묵했던 친박계 의원들도 이번 일을 계기로 독자적 목소리를 내고 있어 여권 내 권력 다툼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집권 3년 차인 박근혜 정부가 국정동력을 끌어올려야할 시점에 당청 갈등으로 자칫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황 총리는 당청간 불협화음이 나지 않도록 가교 역할을 해야 하지만, 관료출신인 황 총리가 이같은 역할을 어느정도 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다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유대관계가 형성돼 있는만큼 당정청의 새 트로이카가 가동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그렇더라도 황 총리가 정치인 출신이 아니라 정무감각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결합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황 총리가 당청·당정청 간 의견 조율을 시도하면서 불협화음을 차단하는 데 적절한 역할을 할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함께 사회 통합의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총리로서 법무부장관 시절 국정원 댓글 사건 축소 은폐 의혹으로 2번이나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고, 청문회 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내린 야당과의 관계 회복에도 나서야 한다.

야당과 대립 구도가 계속될 경우 황 총리 역시 정치적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향후 국정 운영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된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개혁 등 각종 현안들을 추진하는데 야당의 이해와 협조가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야당과의 관계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도덕성 상처…국정 2인자 '영(令)' 제대로 세울까

황 총리는 병역 기피 의혹과 전관예우, 증여세 탈루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정작 청문회에서는 핵심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의혹에 대해 해명할만한 자료나 근거를 제대로 내놓지 못했다. 병역 기피 의혹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치료 기록이나 진료 기록을 제출하라는 요구에 시간이 오래돼 자료가 없다며 의혹을 일축하기도 했다.

특히 황 총리가 변호사로 활동할 당시 맡았던 사건 119건 가운데, 19건의 자세한 수임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이른바 '19금' 논란이 일었다. 청문회에서 추가로 제기된 '사면 로비' 의혹도 제대로 해소되지 않았다.

내각을 통할하는 국정 2인자 자격에 치명적인 병역 기피 의혹이나 전관예우 의혹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또 청문회 자체가 자료제출 공방으로 흐르면서 후보자격 검증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황 총리가 전관예우 문제에서 떳떳하다면 자료 공개를 꺼리는지 납득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헌법질서 수호자'를 자청했다는 황 총리가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의혹에 대해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면서 국무총리로서 영(令)이 제대로 서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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