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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관광 상품만 우후죽순…난개발에 몸살 앓는 우도

입력 2020-10-19 21:14 수정 2020-10-2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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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섬속의 섬' 제주 우도가 각종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인데, 대규모 공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겁니다. 더구나, 앞서 개발했던 곳들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어서 자연만 파괴했단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밀착카메라 이선화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에메랄드 물빛에 새하얀 해변이 조화를 이룹니다.

제주 성산포에서 약 3.5km 떨어진 섬, 우도입니다.

배를 타고 15분 정도면 도착하는 데다, 제주도 못지 않은 풍광으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김지오/관광객 :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에메랄드빛 바다를 볼 수 있는 게 우도밖에 없어서.]

보존 가치가 높은 자연 경관도 수두룩합니다.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된 홍조단괴 해빈이 대표적입니다.

[홍영철/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 : 붉은빛을 띠는 그런 바다풀들이 바위에 부착하기 위해서, 바위에 붙기 위해서 뿜어내는 물질이 나중에 부서져가지고 이렇게 된 건데.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이곳이 홍조단괴 해변으로 유일한 곳입니다.]

아름다운 광경에 우도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환경 훼손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우도에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 조치들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타고 있는 이 차는 전기차입니다.

3년 전부터 우도는 외부 차량의 통행을 제한하고 있는데요.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교통사고 예방은 물론, 환경 훼손에 대한 우려가 심각해지면서 시행됐습니다.

하지만 섬 자체에 새로운 걸 만들거나, 바꾸는개발은 곳곳에서 계속 이뤄지고 있습니다.

낚시 체험을 하기 위해서 만들어놓은 오봉리 낚시터입니다.

그런데 물 위를 보시면 파래가 떠다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 상태로 워낙 오래 방치되다 보니 여기엔 말라서 돌에 아예 붙어버린 것들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원래 물이 흐르는 곳인데 인공적으로 막다 보니 물이 고여서 썩게 된 겁니다.

당초 이 낚시터는 행정안전부의 '찾아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시작됐습니다.

국비 등 세금 15억 원가량이 들어갔지만, 5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습니다.

낚시터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연결 다리가 놓여있는데, 지금은 이렇게 닫혀있습니다.

자물쇠는 조금만 만져도 이렇게 겉면이 바스러질 정도로 녹슬어 있고요.

물가를 따라 난간이 설치돼있는데, 아래를 보면 다 무너져서 기둥째 뽑혀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수심이 얕고 수온이 일정하지 않아 물고기가 살 수 없는 환경인 겁니다.

[김정환/주민 : 작고 얕고 또 폐수 들어오고. 바닷고기를 집어넣어도 죽어 버려요, 민물이 섞여지니까. (어촌계에서) 시험하기 위해서 해삼을 집어넣었는데 해삼이 살아나질 않았어요.]

주민들은 바닷가에 낚시터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사업성이 없다고도 보고 있습니다.

[강기남/주민 : 낚시터로는 좀 운영하기는 부가가치는 없고. 낚시터 해봐야 안 된다는 거 뻔히 아니까 레포츠 활동이나 그런 거. 그런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서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제주시는 어촌 체험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주민들과의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제주시 해양수산과 : 원래 작년에 그 오봉리 어촌체험휴양마을 지정을 하다가 이게 얘기가 잘 확실히 잘 안 돼서. 추후에 또 계속 협의를 해야 되고 하는 상황이에요.]

하고수동 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짚라인 체험장도 버려진 지 오랩니다.

높이 4m 정도 되는 철제 구조물 위로 올라와 봤습니다.

원래는 이곳이 짚라인 체험장으로 쓰이던 곳인데요.

반대편에 보이는 구조물에서 철제 와이어를 타고 내려오면 도착하는 곳이 여깁니다.

그런데 지금은 업체가 문을 닫게 되면서 이렇게 구조물 두 동만 덩그러니 놓여있게 된 겁니다.

당초 자연 훼손이 우려된다는 논란에 위치를 한 차례 옮겨서 지었지만, 이후 불법 행위가 적발되면서 철거됐습니다.

문을 연 지 세 달 만이었습니다.

철제 와이어 라인이 국유지를 침범한 게 문제였습니다.

[집라인 투자 주민 : 행정에서 디귿자로 조금 판 걸 가지고 제재해서 지금 못 하게 된 거잖아요. 우도를 엉망으로 만들 거냐고 하면서. (제가) 1억을 투자를 했는데.]

상황이 이렇지만, 개발은 끝이 없습니다.

연평리 인근의 한 리조트 공사 현장입니다.

우도에서 추진하는 사업 중 가장 큰 규모입니다.

그런데 리조트가 들어설 위치는 자연경관 보전지구 1등급인 돌칸이 해안 인근입니다.

이중화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지질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홍영철/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 : 제주도는 조금만 파면 다 암반이니까. 횡이 별로 없잖아요, 바로 밑에가 돌이에요. 거리상으로는 한 30m에서 40m 될 건데 가장 가까운 거리가. 우도의 형성 과정이라든지 이런 걸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곳인데 훼손될 수 있죠.]

우도는 작은 섬이지만, 제주 안의 또 다른 관광지로 불립니다.

매년 약 200만 명의 사람들이 찾을 만큼 사랑받는 곳인데요.

이들이 무엇을 보고 느끼러 왔는지 고민하지 않고 개발을 이어간다면 조만간 외면받는 섬이 될지 모릅니다.

(VJ : 최진 / 인턴기자 : 주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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