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대북특사 파견 검토해야" vs "북한, 한미 공조 깨기위한 제안"

입력 2018-01-01 21:53

전문가들, 김정은 신년사에 다양한 의도 분석·해법 제시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전문가들, 김정은 신년사에 다양한 의도 분석·해법 제시

전문가들은 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표출한 데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김 위원장이 남북관계 개선에 우리 정부의 진정성 있는 화답을 촉구한 만큼 이를 기회로 삼아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태도로 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고, 이를 위해 대북특사 파견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반면, 북한이 올해도 변함없이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할 것이라는 관측 속에 이번 제안이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탈피와 한미동맹의 균열을 노린 것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 = 대남 부문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상당히 중요한 메시지가 많았다.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평창동계올림픽에 직접적인 참가 용의를 밝혔고, 참가에 간접적인 조건은 있었으나 직접적인 조건은 없었다. 대미 메시지가 거의 없었다는 점도 특징이다. 북한이 기존 '통미봉남'(通美封南)의 외교전략에서 '통남통미'(通南通美)로 전술적 변화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한다. 우리 측에 대한 비판수위도 예년보다 아주 낮은 편이다. 김 위원장은 남측에 화답을 기다린다고 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한반도 긴장 완화 및 평화조성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한반도 대화국면으로 가려면 평창올림픽을 잘 활용해야 한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와 남북관계 개선 용의를 밝힌 만큼, 우리의 전향적이고 긍정적인 화답이 필요하다. 먼저 철저한 사전조율을 통해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우선 미국과 하나의 목소리가 돼야 대북정책을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다.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와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결단을 해야 할 시점이다.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이 이번 신년사에서 남북관계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보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김정은이 미국에 대해서는 핵 단추가 책상 위에 있다고 하면서 한국에는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도 있다고 했다. 대미 강경, 대남 온건의 뉘앙스를 풍기며 한미 간 균열을 노리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해서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전반적으로 북한이 기존 대외정책 강경 드라이브 흐름을 톤-다운 시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출구를 평창올림픽으로 잡아 대화로 흐름을 이끌고 갈 수 있는 모티브를 만든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평창올림픽 기간을 남북대화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활용해야 한다. 김정은의 적극적인 표현과 의지에 대한 화답으로 체육 부문에 집중한 대북 특사파견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역시 핵 무력 완성을 가장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대남 대외 군사 분야는 가장 우려했던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본다. 미국을 향해 완성한 핵의 단추가 책상 위에 있다며 핵미사일 대량생산과 실전배치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에도 전력화 실전배치를 명분으로 핵 무력의 기술적 완결성을 달성하기 위해 계속 도발을 감행하겠다는 뜻이다. 2018년이 북한 공화국 수립 70주년이고, 남한은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해임을 강조하며 남북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상태 마련을 위해 공동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해 군사회담을 하자는 간접적인 언급도 포함돼 있다. 2018년에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트럼프 정부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겠다는 점을 내비치면서 대신 우리 쪽으로 적극적 평화공세를 해 온 것으로 보인다. 통미봉남이 아니라 통남봉미고, 결국 통남통미를 위한 포석일 수도 있다.

◇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 이번 신년사는 (북한의) 본질적인 변화라기보다는 전술적인 대화 제의, 한미 공조를 깨기 위한 제안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에 대해서는 입장이 변한 것이 없고, 미국을 압박하는 기조로 가고 있으니 북미 대치국면은 지속할 것이다. 그 속에서 한국이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느 수준에서 북한의 대화 제의를 받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 의사를 밝혔으니 진의를 확인하고 참가를 위한 조치에 대해 협의를 하리라고 생각된다. 문제는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핵을 둘러싼 한반도 상황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북한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만큼 우리가 거부할 명분은 없다. 북한은 한반도 문제에서 갑으로서의 위치를 선점한 것이다. 미국은 북한과 핵 문제로 대결 국면으로 갔는데, 한국이 남북 간 화해협력 모드로 가면 한미 간 주파수는 맞지 않게 된다. 북한은 그것을 노린 것이다. 북한의 이런 통남봉미 기조는 일회성이 아니라 올해 계속 유지될 것이다. 예상된 수순이다. 또 북한의 공해 상 정유제품 밀수까지 적발하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의 그물코가 더욱 촘촘해졌다. 북한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남북관계 개선이 국면전환에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북한의 몸값은 오를 만큼 올랐고, 우리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흥정할 상황이 아니다. 앞으로 북한과의 대화에서는 남북문제와 북핵 문제도 거론될 것이다. 평창올림픽 이후 이어지는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북한은 올림픽 참가의 대가로 훈련 중단을 요구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결국 선택의 갈림길에 서야 한다. 미국은 거북하게 생각할 것이고, 국내 여론은 나뉠 것이다.

◇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 북한이 국가 핵 무력 완성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남북관계 개선의 적극적 의지를 표출한 것이 올해 김정은 신년사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북한이 이번 신년사에서 적극적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 표명함에 따라 한국과 미국은 그동안 검토해온 연합군사훈련의 연기 결정을 조만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이른 시일 안에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당국 회담이 성사돼 남북 화해와 교류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정은은 핵탄두와 탄도로켓을 대량생산해 실전 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은 올해에도 계속 고도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전략적이고 치밀한 접근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미국과 중국과의 대북정책 조율이 필요하다.

(연합뉴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