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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김병준·김한길' 영입…"김종인, 하루이틀 시간 필요"

입력 2021-11-2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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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후보가 결국 자신의 뜻을 관철시켰습니다. 선대위에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 김한길 전 대표를 영입한 건데요. 다만 두 사람의 영입을 반대했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갑자기 하루 이틀 더 고민해보겠다며 선대위 합류를 고사했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DJ·YS·JP, '3김' 시대를 열었던 정치권의 대가들의 이니셜입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당시 우리는 '3김'을 이름 대신 이니셜로 불렀습니다. 이름보다는 이니셜이 뭔가 대중에게 좀 더 친숙한 느낌을 주는 것도 있지만요. 그 시대를 풍미했던 정치 거물들인 만큼 다른 정치인들과 차별화된 특별한 상징성을 부여하려는 목적도 있었겠지요. 최근 국민의힘에서는 새로운 '3김'이 등장했습니다. JI·BJ·HG 이 세 명인데요. 사실 '신 3김'이 '구 3김'만큼이나 인지도가 높거나 영향력이 큰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의 명운이 이 세 사람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런 측면에서 '3김'이란 무거운 이름을 붙인 것 같습니다.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 윤석열 후보와 '신 3김'입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국민 모두가 대통령선거라는 이 캠페인의 주인공이 돼야 합니다. 정권교체 이후에도 안정적 국정운영까지 고려한 그런 선대위 구성이 되어야 하고 선대위 구성 자체가 국민 통합의 과정이 돼야 한다…]

윤 후보, 진통 끝에 국민의힘 선대위의 기초 공사를 마무리했습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고집을 꺾고 김병준·김한길 두 사람을 선대위에 영입하기로 한 겁니다. 당초 김종인 전 위원장은 두 사람의 합류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죠. 윤 후보의 '용광로 선대위' 주장에 김종인 전 위원장은 소수 정예의 '실무형 선대위' 카드로 맞선 건데요. 윤 후보의 거듭된 설득 끝에 김 전 위원장이 이번엔 이례적으로 한발 물러섰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이준석 대표님하고 또 김병준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두 분을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모시는 안을 최고회의에 올리겠습니다. 당선대위와 좀 별도로 후보 직속으로 김한길 위원장님이 맡으실 '새시대준비위원회'라는 것을 두고…]

당초 윤 후보가 구상했던 선대위 청사진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죠. 상임 선대위원장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맡고 김한길 전 대표는 후보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건데요. 다만 두 사람의 영입 추진 과정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갈등 봉합이 깔끔하진 못했던 거 같습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안은 상정하지 못한 건데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님께서는 하루 이틀 좀 시간을 더 달라고 해서 본인께서 최종적으로 결심을 하시면 그때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윤 후보, 국민의힘의 대표 후보이긴 하지만 정치 신인이죠. 김 전 위원장으로서는 그런 윤 후보가 원로인 자신의 뜻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은 점이 다소 괘씸했나 봅니다.

김 전 위원장, 비록 마음이 상하긴 했지만요. '그래도 너 뿐'이라며 합류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데요.

그럼 우선 합류가 최종 확정된 2김의 역할을 살펴볼까요. 먼저 김병준 전 위원장은 참여정부에서 정책실장 등을 역임하며 주요 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던 인물로 평가받죠.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때도 정책을 중심에 둔 행보를 펼쳤는데요. 주로 현 정부의 정책 허점을 지적하곤 했습니다.

[김병준/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2018년 7월 26일) : 부동산 불패 신화. 그런 것과 싸우는 또 여러 현장에 계신 분들 또 정부 또 정당, 다들 노력을 많이 합니다마는 최근에 와서 부동산 정책이 이제 어딘가 좀 잘못된 것 같다. 그런 기운들을 많이 느낍니다.]

이런 점에서 타이틀은 상임선대위원장이지만 김 전 위원장이 주로 정책·공약과 관련해 목소리를 낼 것이란 관측입니다.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역할은 한층 더 심오한데요. 바로 '국민통합'입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정권교체를 이뤄나가는데 세대 간의 일체감 그리고 지역 간의 화합을 추진해나가고 중도와 합리적 진보 그분들이 모두 함께할 수 있는 그런 플랫폼을 마련해서 앞으로 정권교체에 동참하시기로 해주셨습니다.]

김 전 대표, 굳이 기존 국민의힘 인사들과의 공통점을 꼽자면 반문재인을 외쳤던 이력 정도랄까요. 민주당 출신으로서 국민의힘과는 색깔이 다른데요. 이런 측면에서 윤 후보는 김 전 대표가 중도 외연 확장에 힘써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한길/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어제) :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결론은 정권교체입니다. 국민의힘도 이제는 중원을 향해서 두려움 없이 몽골 기병처럼 진격했으면 좋겠습니다.]

3김 체제가 자리잡는다고 해도 윤 후보에게는 넘어야 할 산이 또 있습니다. 2030 표심 공략인데요. 3김의 평균 연령은 72세, 참신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죠.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쇄신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이재명 선대위에 비교할 때 너무 올드하지 않습니까? 결과적으로 보면 다 옛날 구 정치, 옛날 정치하시던 분들인데 저런 분들 모셔다가 뭐 하려고 그러지?]

세 사람의 올드하다는 이미지 탓에 2030의 표심이 떠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는데요. 그렇잖아도 2030의 지지 기반이 약한 윤 후보가 역주행을 했다는 지적입니다. 그래서인지 나머지 인선에는 새 얼굴을 내세워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한 것 같습니다. 후보군으로는 윤희숙 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출신 금태섭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특히 윤희숙 전 의원은 이재명 후보 전담 저격팀을 이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희숙/당시 국민의힘 의원 (KBS '오태훈의 시사본부' / 7월 26일) : (별명이 이재명 지사 저격수라고 돼 있네요?) 뭐 저는 동의하지 않지만. 이 상황에서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돈을 나눠주겠다? 이거는 무슨 전혀 시대를 읽지 못하는 포퓰리즘이죠. 그러니까 좀 바보스러운 포퓰리즘이죠 사실은.]

반면 당내 2030 표심 공략의 선봉장 이준석 대표는 살짝 발을 빼는 분위기입니다. 앞서 윤 후보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30은 이 대표에게 일임하겠다"고 말했었죠. 그러자 이 대표가 "내 역할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건데요. 글쎄요. 이 대표, 불과 몇일 전만 해도 이런 말을 했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 16일) : '비단 주머니'라고 하는 여러 가지 기획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후보와 함께 '청소'라고 이야기 보통 합니다. 청년과 소통하는 그런 과정을 많이 확대하겠다는 것인데… 우리 후보가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젊은 세대에게 본인 생각을 전달하고 제안을 받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그 체계를 확립하는 과정 중에 저희가 있습니다.]

윤 후보가 이 대표의 역할을 청년층 공략으로 국한하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일까요. 이 대표가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란 해석도 있습니다.

여기에 계속 윤 후보에게 태클을 거는 분도 있죠. 홍준표 의원입니다. 윤 후보와 달리 홍 의원은 2030의 표심을 등에 업고 있는데요. '너는 이런 거 없지?'라는 듯 윤 후보의 심기를 살짝 살짝 긁고 있습니다. 홍 의원이 만든 청년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 이런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3김 선대위를 겨냥한 물음이었는데요.

"이런 늙다리 지도부를 2030 젊은 세대가 지지해야 하나요?"
"잡탕밥도 찾는 사람 있습니다."

홍 의원이 3김을 가리켜 '잡탕밥'이라고 직격한 겁니다. "새로운 정치에 부합하는 영입인지 이해가 안 된다"는 질문에도 "잘 몰라서 하는 일"이라고 답했는데요. 정치 초보인 윤 후보가 뭘 몰라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비꼰 셈입니다. 동문서답으로 윤 후보를 깎아내리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사시 5수 할 때 심정이 어떠셨나. 재수를 해야 할 거 같은데 심란하다"는 글에 남긴 답변, "9수한 것 보다 낫다"였습니다. '기승전윤'일까요. 난데없이 사법시험 9수생인 윤 후보에게 화살을 돌렸군요.

자, 정리해보겠습니다. 윤석열 후보, 우선 자신의 뜻대로 김병준과 김한길이란 말을 얻긴 했지만요. 자칫 김종인이란 '대마(大馬)'는 놓칠 수도 있는 형국이죠. 설사 무사히 3김 체제가 닻을 올린다고 해도 2030 표심을 끌어와줄 이준석 대표나 홍준표 의원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것 같은데요. 윤 후보의 정치력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를 듯합니다. < '대마' 김종인 빼고 우선 '2김' 확정…홍준표는 태클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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