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당선인이 부동산 규제 완화 카드를 공식적으로 꺼냈습니다. 첫 번째는 대출 완화입니다. 집 없는 사람이 집을 살 땐 집값의 80%까지 빌려준다는 건데요. 실수요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푸는 건 좋지만, 자칫 대기업 직원만 혜택을 받거나 투기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정아람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당선인의 주문은 생애 처음으로 내집마련을 하려는 이들에게 충분히 돈을 빌려주자는 겁니다.
지금은 주택담보대출비율 LTV 규제로 서울에선 집값의 40%까지만 대출이 되는데 앞으론 80%까지 대출해주겠다고 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 가운덴 무주택자에 대출을 푸는 데 대해선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이송희/경기 안양시 석수동 : 완화해주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제가 얼마 전에 집을 구했는데 한도가 빡빡해서 구하기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특히나 사회 초년생이나 대학생, 이런 청년분들한테는 많이 좋지 않을까…]
하지만 소득이 높지 않은 중소기업 직장인 사이에선 LTV를 확 풀어줘도 소득을 따져서 대출한도를 정하는 DSR 규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단 불만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연봉 1억 원인 무주택자가 서울에 10억짜리 집을 사면 7억4200만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봉 5천만 원이면 대출 가능한 금액은 최대 3억7천만 원뿐입니다.
이 때문에 규제 완화가 효과를 보려면 실수요 무주택자에 한해 소득이 적더라도 대출한도를 80%까지 내줘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강석진/서울 양천구 신정동 : LTV만 높여놓으면 고소득자들만 집을 살 수 있는 악순환이 될 수 있는 고리를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에 같이 병행해서 검토해주는 게 좋을 것 같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박민희/서울 당산동 : 규제를 풀어주면 실거주 목적이 아니고 투자 목적으로 다른 사람들도 집을 구매할 여력이 생기니까 경쟁자가 많아지면 집값이 더 올라갈 수도 있는…]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집엔 1주택자는 물론 다주택자의 대출한도도 지금 보다 풀어준다고 돼 있는데, 실제 얼마나 풀지는 인수위의 정책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송민지 / 인턴기자 : 이동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