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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미래' 운명의 밤…구의원 선거, 역대최고 투표율

입력 2019-11-24 20:53 수정 2019-11-24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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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홍콩에선 지금 이 시각에도 구의회 선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방선거긴 하지만 '홍콩의 미래를 건 한판'이란 평가 속에 투표 열기가 매우 뜨거운데요. 이번 시위가 시작된 뒤 처음으로 있는 선거인 데다가 행정장관을 뽑는 선거인단 구성에 영향을 주는 선거기 때문인데, 현장 취재기자가 연결돼있습니다.

황예린 기자, 지금 투표소 앞에 나가 있는 것 같은데 분위기부터 좀 전해주시죠.

[기자]

네, 지금 제가 나와 있는 곳은 투표소는 아니고, 홍콩 카이입 지역구의 한 광장입니다.

지금 시간은 저녁 7시쯤으로 선거 마감까지 3시 정도 남았는데요.

그런데도 뒤로 보이듯 천막 아래에서 투표를 독려하는 유세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위를 지지하는 민주당 후보자도 안에 앉아 선거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요.

옆쪽으론 바로 친중파 후보자 유세장이 맞붙어 있습니다.

이처럼 뜨거운 선거 열기는 오늘 아침 7시 30분 전부터 감지됐는데요.

개시부터 인파가 몰린 상황을 잠시 리포트로 보시겠습니다.

+++

홍콩의 구의회 선거 투표소가 차려진 한 스포츠 센터입니다.

오늘 아침 7시 30분 전부터 사람들이 나와 있습니다.

투표소가 열리고도 줄은 끊어질 줄을 모릅니다.

지금 시각은 아침 9시, 투표가 시작된 지 1시간 반 정도 지났는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200m 넘게 긴 줄을 서 있습니다.

한 시민은 투표를 매번 하러 오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서링/홍콩 시민 : 매번 투표하러 일찍 왔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기다렸다 들어가는 건 처음 봤어요.]

다른 지역구 투표소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진을 치고 기다렸습니다.

점심시간인 낮 12시인데도 이렇게 투표소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줄이 여기서 시작하는데 길을 따라 저 뒤로 있는 모퉁이를 넘어 700m 넘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데도 유권자들은 꿈쩍하지 않습니다.

이번 선거가 단순히 지방의회를 구성하는 게 아니라 홍콩의 미래를 가르는 선거란 걸 뚜렷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기/홍콩 시민 : 아침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기다렸습니다. 사람들이 많았지만 돌아갈 생각은 없었습니다. 홍콩 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아들의 미래를 위해 투표했어요.]

***

[앵커]

저렇게 길게 줄 서서 투표하는 모습은 매우 이례적인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이번 선거가 홍콩에서 갖는 의미가 앞서 전해 드린 대로 좀 크기 때문이겠죠? 젊은층 투표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이곳 바로 옆에 있는 지역구인 타이포 지역에 제가 아침부터 가 있었는데요.

그곳의 노년층은 35세 이하 청년층보다 두 배 가깝게 많이 사는 곳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낮에 계속 투표소에는 젊은이들이 굉장히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홍콩 온라인 광장에서는 계속해서 정부가 민주파 후보자들이 승리할 수 있다고 하면서 선거가 중단될 수 있다고 그런 소문들이 계속해서 돌았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정부가 이제 선거를 중단하기 전에 일찌감치 오전 10시 전에 모두 투표를 마치자는 그런 지침이 계속해서 퍼지고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젊은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에런/홍콩 시민 (18세) : 18살로 첫 선거인데요. 시위도 몇 차례 나간 적이 있습니다. 이 지역구에 친중파가 많아서 일을 안 하다 보니 친중파 대신 민주파로 대체하고 싶습니다. 뭔가 바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크리스털/홍콩 시민 (25세) : 시위에 참가한 적이 있고요. 행정장관 선거인단 가운데 117명에 구의원이 들어가기에 민주당을 뽑았습니다.]

[앵커]

그럼 투표율이 당연히 껑충 뛰었을 것 같은데 집계된 게 좀 있습니까?

[기자

일단 지난 2015년이죠.

그러니까 우산혁명 전에 있었던 구의회 선거 때는 47%인데 이것보다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집계된 게 오후 6시 반. 그러니까 그 기준으로는 60%에 달했는데요.

역대 최고 기록입니다.

35세 이하보다 두 배 많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는 내심 중국을 지지하는 샤이 중국파가 제법 있다는 분석이 있었는데 그래서 끝까지 선거를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 내일 새벽쯤이면 윤곽이 좀 드러날 텐데 결과에 따라서는 홍콩이 또 전면적인 충돌 양상으로 갈 수도 있을까요?

[기자]

이번 선거에서 과반을 얻는 쪽이 어디냐에 따라서 행정장관 선거인단 117명을 민주파 또는 친중파가 독식하게 됩니다.

이러다 보니까 친중파가 과반을 얻게 되면 이제 부정선거의 의혹이 좀 올라올 수 있고요.

민주파가 과반을 얻게 되면 친중파 쪽에서 백색테러가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어느 쪽이든지 강경한 충돌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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