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국정원 사건' 검찰 수사 포인트는?

입력 2013-04-28 12:41

수사 첫 소환자로 국정원 핵심 간부 지목…원세훈 소환 '고삐'?
검찰, '깜짝 카드' 압수수색 언제 쓸지 관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수사 첫 소환자로 국정원 핵심 간부 지목…원세훈 소환 '고삐'?
검찰, '깜짝 카드' 압수수색 언제 쓸지 관

'국정원 사건' 검찰 수사 포인트는?


'국정원 사건' 검찰 수사 포인트는?


28일 검찰이 국정원의 정치·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수사에 착수한 지 열흘째로 접어들었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불신과 함께 의혹만 증폭시킨 만큼 검찰은 성역없는 수사로 신중을 기하면서도 최대한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檢수사 첫 소환자로 국정원 '핵심 간부'…다음 소환자는?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첫 소환자로 주변의 예상을 깨고 국정원 고위 간부이자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전 심리정보국장 민모씨를 택했다.

경찰 수사단계에서는 정확한 신원 파악조차 쉽지 않아 두 차례 출석요구에도 불응했던 민씨를 검찰은 수사에 착수한 지 일주일만에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직접 불러들여 10시간 이상 강도높게 조사했다.

일부 진보성향 인터넷 사이트에 MB정권과 여당을 옹호하는 정치적 성향의 댓글을 게재한 혐의(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이 송치한 국정원 직원 김모(29·여)씨와 이모(39)씨, 일반인 이모(42)씨가 검찰에 우선 소환될 것으로 점쳐졌던 예상을 깬 것이다.

검찰 간부는 오히려 "국정원 직원 김씨는 지금 당장 조사할 필요가 없잖느냐. 경찰에서 갖고 온 자료로 물어보면 대답은 뻔하잖냐"고 반문했다. "기본적으로 피고발인은 필요하면 조사해야 겠지만 아니면 안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놓고 검찰이 수사의 포인트를 물밑부터 샅샅이 훑어가며 정점을 향해가기 보다는 오히려 국정원 여직원의 직속상관이자 '윗선'의 지시를 하달하는 중간 '연결고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명확한 물증 없이 여직원 김모씨 등을 소환해봤자 경찰에서 진술했던 내용과 별반 차이가 없거나 지루한 입씨름만 반복해 실익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꼬리'보다는 '몸통'부터 파고들어 수사력을 허비하지 않고 성과를 내겠다는 의중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수사 초반부터 최대한 속도를 내려는 검찰의 의중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공직선거법의 경우 오는 6월 중순 공소시효 만료일을 고려하면 늦어도 5월 말까지는 수사를 마무리하고 남은 기간은 법리검토에 착수해야 한다.

실질적인 수사 기간이 한 달에 불과할 수도 있는데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이라 검찰 수뇌부에서는 가능한한 빨리 수사결과를 내놓아야 하는 부담이 따를 수 밖에 없다.

검찰의 수사 방향이 윗선으로 향할지도 관심사다.

국정원 직제상 심리정보국장은 3차장 직속 부하직원이고 3차장은 국정원장의 지휘를 받는다. 이 떄문에 국정원 심리정보국장 민모씨에 대한 조사결과가 검찰 수사에 상당부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씨가 국정원 차원의 조직적인 '댓글 개입'이나 관련 지시·하달을 시인했다면 수사는 지체없이 국정원 지휘부로 향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소환에 고삐를 죌 수 있다. 소환시점이 생각보다 앞당겨질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민씨가 대선·정치 개입 의혹을 반박하고 여직원 댓글 사실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부인했다면 검찰은 국정원 상급자 대신 말단 직원에 대한 보강수사를 통해 '윗선'이 간여한 정황을 포착해야 한다.

검찰이 두 번째 소환자를 누구로 정하느냐에 주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압수수색, 히든카드로 쓰나?

검찰이 수사의 강공법인 압수수색 카드를 언제 내놓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일반적인 전망과는 달리 수사 착수와 함께 곧바로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하지 않는 대신 국정원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심리정보국장을 조사했다. 정공법 대신 우회로를 택한 셈이다.

이같은 행보는 '정석(定石)'에 따라 정해진 수순을 밟고 있는 것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

통상적으로 사건에 연루된 관련자 신병 확보와 함께 혐의 입증에 필요한 물증을 입수하기 위해 압수수색이 신속하게 이뤄진다. 검찰에 사건이 송치되기 전부터 압수수색설이 거론됐음에도 특별수사팀을 구성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압수수색 카드는 아직 쓰지 않고 있다.

물론 국정원이 검찰 수사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자진제출하면 굳이 압수수색을 집행할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국가 최고 정보기관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집행하는 건 만만찮은 부담도 따른다.

그러나 채동욱 검찰총장이 한 점 의혹없는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만큼 압수수색은 검찰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압박' 카드다. 국정원이 심리정보국을 폐지한 것을 놓고 증거인멸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고, 압수수색 없이 수사를 종결할 경우 정치권으로부터 부실수사라는 비판과 함께 검찰이 코너에 몰릴 수도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주중에 국정원 압수수색을 단행할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도 적지 않지만 이것 역시 불확실한 추측으로 아예 5월 초나 중순으로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검찰이 수사가 무르익을 시점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타깃으로 삼고 압수수색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여부는 수사계획 부분이기 때문에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수사팀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뉴시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