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성가족부가 조사해 보니 직장인 100명 가운데 8명꼴로 성희롱 피해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정규직일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피해 경험이 많았는데요. 3년 전엔 피해자가 100명 중 6명꼴이었으니, 피해는 좀 더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여가부는 이것이 예전보다 상황이 나아졌기 때문이라는 논란이 있을 법한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백민경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가 3년마다 실시하는 직장 내 '성희롱 실태조사'.
9000여 명이 참여한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8.1%가 성희롱을 당해봤다고 답했습니다.
남성과 여성을 모두 포함한 결과입니다.
상대적으로 여성과 비정규직, 저연령층에서 피해 경험이 많았습니다.
장소는 주로 회식자리, 가해자는 대부분 상급자였습니다.
실제 어떨까요?
시민들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나순옥/서울시 황학동 : 뒤에서 와서 터치 하든지, 99%는 아직까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많아요.]
[윤상중/서울시 쌍문동 : 늘어나긴 하는데 자연스럽게 그냥 있는 일이다 넘어가는 것 같아요.]
3년 전인 2015년 조사에서는 성희롱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이 6.4%였습니다.
3년 사이 100명 중 2명 가까운 비율로 피해 경험이 늘어난 것입니다.
여성가족부는 미투운동 이후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예방교육이 효과를 내 피해자들이 적극 나섰다는 취지로 그 배경을 꼽았습니다.
그러나 "신고해봐야 소용없다"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오히려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해도 '참고 넘어갔다', 목격하고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응답 모두 3년 전보다 늘었습니다.
[양영후/경기 남양주시 오남리 : (목격하고도 왜 적극적으로 신고 안 한다고 생각하나) 힘들어지니까요, 법적인 문제가 걸린다거나…잘못하면 나도 엮일 수 있겠다…]
정부가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 본질을 제대로 짚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영상디자인 : 조영익·곽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