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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 흐린 '골든타임' 발언…대통령 옹호하려다 '자충수'

입력 2017-02-01 21:02 수정 2017-02-0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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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의 골든타임 발언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미 청와대에 보고가 왔을 때는 상황이 끝난 상태였다. 그러므로 대통령과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 이런 얘기죠. 최근에도 수없이 많은 다른 혐의내용이 쏟아져 나오면서 세월호 관련 의혹이 잠시 뒤로 물려져 있었는데 김규현 수석이 다시 꺼내준 상황이 됐습니다. 오늘(1일) 발언을 들은 분들은 이 정부가 참으로 마지막까지도 무책임하다는 분노를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드리겠습니다.

서복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김 수석은 9시 23분~30분이 구조의 골든타임이라고 했더군요?

[기자]

그 후는 과학적으로 손을 쓸 수 없는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골든타임 발언은 본질과 거리가 있지만 그 발언 자체도 팩트와 맞지 않습니다.

영상을 보실까요. 세월호 이준석 선장이 해경 함정에 올라타며 구조되는 장면입니다. 이때가 오전 9시 45분입니다.

[앵커]

청와대가 주장하는 '골든타임'이 지난 시간이잖아요.

[기자]

전문가들은 이때 퇴선 명령이 내려졌어도 승객 구조가 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그건 전문가 얘기가 아니라도 일반 사람들도 다 보고 있는 상황인데, 9시 반이 골든타임이라는 것도 당시에는 몰랐다는 얘기가 되잖아요. 지금 와서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그러면 당연히 구조 지시에 전념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거꾸로 뒤집어 생각하면.

[기자]

그래서 어이없다는 반응까지 나오는데요. 김 수석의 얘기는, 박 대통령이 사고를 알기 전 골든타임이 끝났다는 취지인데요.

당시에 골든타임을 몰랐다면 더 충실하게 보고받고 지시했어야 하는 거죠. 또 만약 시간을 그 당시로 되돌린다면, 9시 30분 이후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인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발언입니다.

[앵커]

대통령을 비호하려다 굉장한 무리수를 두고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같은데, 골든타임 주장 가운데 언론 탓을 하는 것도 있었죠.

[기자]

김 수석은 "골든타임이 72시간이다, 82시간이다, 에어포켓이 어떻다 얘기가 나왔는데 방송에서 비과학적인 얘기를 전문가들이 많이 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방송이 비과학적인 얘기로 혼란을 줬다는 취지입니다.

[앵커]

박 대통령도 오보 때문에 대응이 늦었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박 대통령도 언론 탓을 했는데, 참모 역시 언론 탓을 하고 있는 겁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청와대의 인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때 박 대통령도 공기 주입을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세월호 사고 다음날 박 대통령이 진도 체육관을 찾아 가족들에게 한 얘기가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2014년 4월 17일 : 공기를 빨리 들여보내 생존자들에게 도움 줬으면 하는 게 간절한 바람인데 공기를 넣으려고 했는데 안 됐다는 얘기면 어떻게 해서 안 되고 있는지도 자세한 설명을 해야지. 이렇게 그게 안 돼가지고 계속 애만 타고 안 되지 않겠습니까.]

박 대통령 옆엔 김석균 당시 해경청장도 있었습니다. 김 수석 얘기대로라면 박 대통령도 비과학적인 얘기로 가족들에게 혼선을 준 셈입니다.

[앵커]

들으면 들을수록 무리수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김 수석은 청와대에 있는 상황실에 세월호 영상이 송출됐다고도 했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11시 10분에 위성송출장비를 실은 해경 함정이 도착해 영상이 청와대 상황실로 송출됐다고 했습니다.

박 대통령 측이 헌재에 제출한 행적 답변서입니다. 11시 20분 관저에서 안보실 보고서를 검토했다고 돼 있습니다.

영상이 송출되는 상황실에 오지 않고 관저에만 머문 대통령을 위해 안보실은 별도로 선체 사진까지 첨부해 보고서를 만들어야 했다는 겁니다.

김 수석은 대통령 보고 문서가 1분만에 뚝딱 되지 않는다고 스스로도 말했습니다.

[앵커]

박 대통령이 중대본에서 했던 발언에 대해서도 해명을 했지요?

[기자]

박 대통령은 당일 오후 5시가 넘어 중대본에 방문해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드냐"고 물어서 논란이 됐지요. 당시에는 승객들이 선체 안에 갇혀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요.

그런데 김 수석은 특공대가 선체로 들어가 구조하라는 지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특공대가 진입을 못하는 상태란 걸 몰랐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특공대 관련된 내용은 서면으로 보고가 됐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것과도 부딪치는 건데.

[기자]

그렇습니다. 다시 박 대통령 측이 제출한 행적표를 보시죠.

오후 3시 반에 해경, 해군, 민간 특수구조요원 300여명이 수색 예정이나 난항이라는 보고서를 검토했다고 돼 있습니다.

김 수석 얘기대로라면 박 대통령은 서면 보고서도 제대로 안 봤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그래서 항간에서는 그 서면보고도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황이 아니었느냐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박 대통령에게 유선 보고를 했다는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의 통화 기록도 없다고 했다면서요?

[기자]

1년이 지나 통화기록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헌재 재판관은 최원영 당시 고용복지수석이 10분이나 통화했던, 그 통화기록은 있는데 왜 김 전 실장 것은 없느냐고 질문했었고요.

청와대가 당시 최 전 수석과 통화했을 때는 10분이나 넘게 통화했는데, 세월호와 무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청와대가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를 그대로 믿을 수 있는 것이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김장수 당시 실장과의 통화기록은 매우 핵심적인 부분이었습니다. 그 통화기록이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특히 그것이 오전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전에 도대체 어떤 상황에 있었느냐 하는 의문점이 지속적으로 나왔던 부분인데, 결국 그에 대해 아무런 증빙자료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가 되고 말았네요.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얘기를 지속하면서, 미국의 9.11 테러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9·11 테러를 예로 들며 "어떤 사건도 국가기관에 책임이 있다고 하지 대통령에게 책임있다고 하는 것은 들어본 적도 없다. 문제되는 것을 못 봤다"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이 얘기는 오히려 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사례입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학교를 방문 중이었는데 테러를 보고받고 단 7분간 조치를 하지 않아 임기 내 비난받았습니다.

이후 당일 행적은 참모와 귓속말을 했고, 구체적인 세세한 의견 충돌까지 공개했습니다.

[앵커]

계속 나왔던 얘기죠. 청와대 자전거 얘기는 뭡니까?

[기자]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은 당일 대통령이 어디있는지 몰라 본관과 관저, 두 곳에 보고서를 보냈다고 했는데요. 자전거 탄 인편을 통해 전달됐다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본질은 대통령 행방만 알았어도 훨씬 효율적이었다는 점과 서면이 대면보고보다 효과적이었다는 청와대 주장을 과연 믿을 수 있느냐는 점이었는데요. 거기에 대해 "자전거가 아닌 모터가 달린 스쿠터였다"고 해명한 겁니다.

[앵커]

거의 블랙코미디에 가까운 얘기인 것 같습니다. 서복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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