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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수백억 헛돈…'밑 빠진 독' 폐광마을 사업

입력 2017-04-12 22:04 수정 2017-04-13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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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폐광촌을 관광단지로 만들어서 지역 경제를 살린다는 청사진이 제시됐던 곳이 있습니다. 강원도 영월군의 폐광마을인데요. 7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지만 개발도 멈추고 활용 방법도 마땅치 않아, 3년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영월군의 폐광산 입구입니다. 1950년대부터 국내 최대 중석 생산지였지만 90년대 초 폐광됐습니다.

바로 옆 선바위산 자락을 따라 굽이진 도로를 오르다 보면 거대한 콘트리트 구조물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해발 500m 산 중턱에 면적 2만9600㎡, 축구장 4배 크기의 부지에 지어진 이 건물은 2014년 초 완공된 국내 최대규모의 숯가마 생산시설입니다.

폐광지역 대체산업 명목으로 국비 80억 원 등 지자체 예산 100억여 원이 투입됐습니다.

전통 공법으로 참숯을 만들어내는 시설 단지입니다. 제일 오른쪽 첫번째 가마를 보시면 현재 참숯을 만들고 있는데요. 전체 30기의 국내 최대규모 시설이지만 나머지 가마들은 대부분 시범운영을 거친채 수년째 그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지역경제를 되살리고 주민들 일자리도 만들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중국산 숯과의 가격경쟁에 밀리면서 적자가 쌓여 3년째 제자리 걸음입니다.

민간위탁에 선정됐던 업체도 운영을 포기하면서 지난 3년간 시설 운영은 손을 놓다시피한 상황입니다.

맞은 편에는 추가로 30억 원을 들여 숯가마 찜질관광을 위해 식당과 숙박시설 등을 갖춘 힐링센터를 지었지만 마땅한 활용방법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지자체가 업체 선정 때까지 자체적으로 숯 시험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엄재만/영월군 관광개발계장 : 숙박업체라든지 식당을 대상으로 판로를 (개척)해서 판매를 하고요. 민간업체가 들어오면 통합해서 할 수 있는 방안들도 생각을 해 봐야 되겠죠.]

폐광지역 경기회복을 위해 지난해 9월, 82억 원이 투입된 온욕센터 역시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당초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 예상됐던 온욕센터는 일주일에 세차례 단축운영과 함께 가격할인까지 더하고 있지만, 뚜렷한 개선책을 찾지 못한채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470억 원을 투자하고도 사업 타당성 부족을 이유로 3년째 개장이 전면 보류된 근처 테마파크도 모두 폐광마을 경제 회복을 위한 사업이었습니다.

[테마파크 관계자 : 처음 테마파크를 조성하다가 중단된 거라. 감사원에서 수익성이 없다고 결론이 나서 수익성을 보완하기 위해 계속 검토 해온 게 이제 한 2~3년….]

10년 가까이 사업비 수백억을 쏟아 부었지만 기대했던 경기회복 효과가 없자 마을 주민들도 답답한 속내를 드러냅니다.

[유재춘/마을 주민 : 주민들이 여기다 기대치를 엄청나게 걸고 있었는데, 전부 다 허탈한 심정이죠. 세 군데가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서 만들었는데 된 곳이 하나도 없으니까.]

'폐광지역 개발지원 특별법'은 강원도 영월과 정선, 삼척, 태백 등 폐광지역 4개 시군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 1995년 제정됐습니다.

하지만 짜임새 있는 설계와 전문성 있는 사전 분석 없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투자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폐광마을 경제회복을 위해 지금까지 700억 원에 가까운 돈이 들었습니다. 보여주기식 관광 자원 개발보다는 정확한 수요예측과 사업 타당성을 고려한 자원개발이 더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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