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어머니 "패터슨 한국 올 때만 기다렸다"

입력 2015-10-08 15:1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어머니 "패터슨 한국 올 때만 기다렸다"


'이태원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에 대한 첫 재판이 사건발생 18년 만에 열린 가운데 피해자 조모(사망·당시 22)씨의 어머니 이모(73)씨는 "(패터슨이) 한국 땅에 올 때만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 심리로 열린 패터슨에 대한 살인 혐의 1차 공판준비기일에 참관한 조씨 어머니는 '(패터슨이) 법정 안에서 수의를 입고 있는 모습을 보니 심경이 어떤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패터슨을)마음대로 두들겨 패고 싶다"며 격양된 모습을 보였다.

조씨 어머니는 '마음 아픈 얘기를 들을 수 있는데도 재판을 계속 참관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얘기를)들어도 봐야한다. 계속 오겠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조씨 아버지는 이날 "패터슨과 에드워드 리(36) 모두 공범이라 생각한다"면서도 "패터슨도 불쌍하고 리의 말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씨 아버지는 다만 '가해자들로부터 사과를 받았는가'라는 질문에는 "죄송은 무슨 죄송"이라며 "흉기로 찌르고 싶은 심정"이라며 울분을 쏟아냈다.

조씨 아버지는 아울러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되길 바라는가'라는 질문에 "참여재판으로 진행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월22일 열리는 패터슨에 대한 살인 혐의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국민참여재판 신청에 대한 변호인 측 의견을 들을 방침이다.

사건 당시 패터슨과 함께 있었던 리의 아버지 이모(61)씨도 이날 재판을 참관했다. 이씨는 기자들에게 "진실을 밝혀야겠다는 마음으로 왔다"며 재판 참관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이어 "진범은 패터슨"이라며 "패터슨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진실은 밝혀질 것이고, 또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그러면서 "피해자 유족에게 있어 리와 가족들이 힘들고 괴로워하는 것은 사치"라며 "향후 모든 재판에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재판에서 패터슨 측 변호인은 "범인은 에드워드 리"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리는 당시 마약에 취한 상태였고 마약 거래도 한 바 있다"며 "사건이 일어난 직후 지인에게 웃으며 '사람을 죽였다'고 말하는 등 리가 환각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 측은 "패터슨은 당시 머리, 손 등 전신에 피를 뒤집어 쓴 반면, 리는 옷과 신발에만 소량의 피가 뭍어있었다"며 "목격자 진술 등에 따르면 자신은 범행의 목격자에 불과하다는 패터슨의 주장은 사실개연성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패터슨은 1997년 4월3일 오후 10시께 서울 이태원 소재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한국계 미국인 리와 함께 대학생 조모(당시 22세)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패터슨은 지난달 23일 입국해 "나는 언제나 그 사람(리)이 죽였다고 알고 있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뉴시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