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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살 지시 '대대장' 밝혀질까…'핵심 내용' 지운 인물은?

입력 2019-04-24 20:54 수정 2019-04-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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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민을 사살해서 시범을 보였다는 문건, 이 부분은 5·18 진상규명의 핵심인 '발포명령자'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정치부 유선의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쓴 단어 하나하나가 굉장히 충격적입니다. "저건 사살해도 된다"라던가 또 뭡니까, 조금 전 아까 나왔던 것이?

[기자]

"시범을 보였다."

[앵커]

예 "시범을 보였다." 핵심은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사살을 지시한 대대장이 누구인가 그리고 그것을 누가 지웠는가 하는 문제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가지 사안 모두 정확히 누구다 이렇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이번에 확인한 문건을 자세히 읽어보면 범위는 상당히 좁힐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먼저 사살을 지시한 대대장부터 좁혀볼까요?

[기자]

11공수 상황일지에는 4개의 대대가 등장합니다.

85년에 작성된 문건부터 보겠습니다.

도청 앞 분수대를 기준으로 좌측방 35, 금남로 61, 62, 우측 63대대가 경계하고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앵커]

4개 대대 가운데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는 그런 이야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80년에 작성된 원본은 더 자세합니다,

61,62대대가 전열, 63대대는 15m 후방에, 35대대는 도청 울타리 벽에 있다고 이렇게 돼있습니다.

당시 상황을 그래픽으로 재구성해보면, 지금 상황은 이해를 돕기 위해서 시민들하고 계엄군 사이를 벌려놨는데 사실은 계엄군의 위치가 분수대 더 가까이 와있는 것으로 보아야 됩니다.

뒤에 있는 도청도 저하고 더 가까운 35대대 쪽에 있다고 봐야되고, 61, 62대대가 맨 앞에 있고, 63대대는 15m 뒤에, 35대대는 도청 울타리쪽이니까 버스와는 약간 먼 쪽에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문건으로 좁혀볼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고, 이 가운데 어떤 대대장이라고는 나와있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출발해서 추가조사가 필요합니다.

[앵커]

위치로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은 없나 보죠? 지금 저희가 파악한 것으로 보자면.

[기자]

그러니까 61, 62대대가 전열 그러니까 앞에 나와 있었고 이제 버스와 가까운 쪽에 있었던 것은 맞습니다.

63대대는 좀 더 뒤에 있었고 35대대는 버스와 좀 먼 쪽에 있었던 거니까 아마도 61, 62대대가 제일 가까이 있었다는 부분까지는 유추를 할 수가 있습니다.

[앵커]

그거는 어디까지나 추론이기는 합니다마는 위치상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그럴 개연성이 더 있다 이렇게 정리를 하겠습니다. 물론 다시 말씀드리지만 확정은 물론 아니죠. 조사를 해 봐야 되는 것이니까. 문건을 지운 사람, 이것이 한 30여 년 동안 지워져 있다고 했는데 그 지운 사람은 그러면 누구일까요? 그것도 좁혀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까?

[기자]

시기와 수법을 보면 딱 일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국방부 5·18 특조위에서 조사관으로 활동을 하면서 이제 왜곡 조직에 대해서 진상조사를 해 왔던 전남대 김희송 교수의 의견을 먼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희송/전남대 5·18연구소 교수 : 85년 같은 경우에는 80위원회가 활동했던, 안기부가 주도했던 애국조직이 활동했던 시기이고 1988년은 국방부에 511연구위원회가 활동했던 시기…]

[앵커]

지금 방금 김희송 교수가 얘기한 511연구위원회 이건 사실은 저희들이 2년 전에도 보도해 드린 바가 있습니다.

[기자]

이 자막 내용에 약간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애국조직이 아니라 왜곡조직입니다.

[앵커]

왜곡조직.

[기자]

왜곡조직이 있었고 다른 문건으로 511연구위원회의 수법을 먼저 보겠습니다.

M16 실탄으을 30발씩 나눠줬다 이런 문건을 보면 발포명령자와 관련된 사안이니까 수정해라, 이렇게 지시를 합니다.

또 실탄이 지급돼서 사격지시가 내려졌다는 것도 최초 사격시기와 관련해서 12대상이 될 수 있으니까 고쳐라, 이런 식으로 바꿉니다.

실제 이런 내용들이 삭제되거나 고쳐지는데 이번 11공수 상황일지도 똑같은 수법입니다.

[앵커]

그런가요?

[기자]

11공수 상황일지를 보면 계엄군의 APC장갑차가 시민들을 향해서 위협사격을 했다라는 부분도 있는데 이 부분도 고쳐서 오히려 계엄군이 당했다라는 식으로 조작한 부분이 확인이 됐습니다.

[앵커]

다 비슷한 수법이라면 하나의 어떤 계통에 의해서 그렇게 됐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새로 발견된 문건에 새로운 내용도 또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계엄군의 사살 직후 사살 시간은 5월 21일 오후 1시경으로 적혀 있는데 그 직후인 오후 3시의 상황입니다.

수기를 보면 오후 3시 30분에 경계헬기 1대가 왔다,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일지에도 20사단과 교체할 예정이니까 헬기장을 확보하라고 돼 있고.

근처 빌딩 옥상에 경계병력을 세웠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 시간은 조비오 신부와 아놀드 피터슨 목사가 헬기사격을 봤다라고 하는 시각과 바로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헬기사격을 둘러싼 전두환 씨의 재판에도 이 문건이 하나의 정황 증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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