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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 젖은 마네킹' 충격…미 위안부기림비 제막식

입력 2014-08-05 10:30

유니온시티 교육극대화 위해 피해소녀상 이미지 12점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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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시티 교육극대화 위해 피해소녀상 이미지 12점 설치

'피에 젖은 마네킹' 충격…미 위안부기림비 제막식


'피에 젖은 마네킹' 충격…미 위안부기림비 제막식


'피에 젖은 마네킹' 충격…미 위안부기림비 제막식


'피에 젖은 마네킹' 충격…미 위안부기림비 제막식


'피에 젖은 마네킹' 충격…미 위안부기림비 제막식


4일 열린 뉴저지 유니온시티의 위안부기림비 제막식 현장엔 위안부기림비보다 더 사람들의 시선을 끈 충격적인 조형물들이 있었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상징하는 피흘리는 소녀 마네킹 12점이었다. 위안부 기림비를 중심으로 리버티 플라자 곳곳에 설치된 위안부 피해자 조형물은 유니온시티 정부가 이번 행사의 교육적 의미를 최대한 강조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들이다.

리버티 플라자는 3개의 도로가 교차하는 삼각지 형태의 미니공원으로 꼭지점 부분인 정면에 기림비가 건립됐고 왼쪽 도로 건너편 공간엔 2007년과 2008년 각각 조성된 9·11 테러 추모비가 서 있다.

성지와도 같은 추모 공원에 위안부 피해자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당했는지 말해주는 마네킹 조형물들이 여기저기 설치되면서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은 이를 살펴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속옷 차림에 눈을 가리운 채 피를 흘리는 소녀, 발가벗은 허리에 쇠사슬을 감은 소녀, 온 몸에 상처가 난 채 피범벅이 된 소녀…. 입이 천으로 봉해지고 두 손과 두 발까지 새끼줄에 묶인 또다른 소녀상을 한동안 쳐다보던 중년의 여성은 "일본 군대가 여성들에게 이렇게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몸서리를 치는 모습이었다.

특히 조형물들은 설명문과 함께 한국과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여러 나라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만들어져 위안부 피해자들이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생했음을 효과적으로 알리고 있다.

위안부기림비 건립에 앞장선 유니온시티의 브라이언 스택(Brian P. Stack) 시장이 "20만 명이 넘는 여성들이 당한 고초에 대해 올바른 역사 교육이 후손들에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듯이 일본 군대의 극악한 인권 유린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추모 상징물로는 부족하다는 강력한 의지인 셈이다.

이 같은 배려를 이심전심으로 느낀 이옥선(87) 할머니와 강일출(86) 할머니는 브라이언 스택 시장의 손을 잡고 감사의 눈물을 계속 흘려 주위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한국을 비롯해 수많은 나라 여성들이 고통을 당했는데도 일본은 지금도 그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 일본군에게 강제로 끌려간 도살장 같은 곳에서 인권 유린을 당하며 탄압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강일출 할머니도 "부엌에서 밥먹다가 일본 경찰에 끌려가 보니 중국이었고 위안소였다. 그곳에서 당한 일은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고 눈물지으며 "우리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기림비를 세워준 유니온 시티측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전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할머니의 증언이 이어질 때 모두 기립해 존경을 표했고 한인 학생 이수빈양과 김보선양이 각각 피해자들을 추도하는 하프와 오보에 연주를 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또한 '위안부연극'에 출연한 배우 캣 레인 씨가 추모시 '위안(Comfort)'을 낭송하는 등 1시간20분 간 진행된 행사는 숙연함과 감동의 물결로 가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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