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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민 100% 재난지원금'에 여권 주자들 반발

입력 2021-08-0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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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명 경기지사가 자체적으로 경기도민에게 '100%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죠. 다른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반발하고 나섰는데요. 이 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을 놓고선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100% 재난지원금 지급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앞서 여야는 88%에게만 재난지원금을 주기로 합의했었죠? 이번 지원에서 소외된 나머지 12%. 경기도 자체적으로 돈을 주겠다는 겁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어제) : 마침 경기도 시장, 군수님들께서 나머지 12%에 대해서도 전원 지급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주셨고, 제가 그 제안을 다른 시장, 군수님들에게도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한번 논의해달라고 요청을 드렸는데 지금 현재는 압도적 다수의 시장, 군수님들께서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이 지사는 줄곧 100%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해 왔는데요. '이재명은 합니다', 이 지사의 슬로건을 실천에 옮기려는 듯싶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달 15일) : 정말로 필요한 민생에 관한 것 있지 않습니까? 이런 건 과감하게 날치기해 줘야 됩니다. 국민이 필요로 하고 국민이 맡긴 일 하는데 반대한다고 안 하면 그게 직무유기죠.]

도민이 원한다면 한다! 이 지사의 독주에, 다른 대선주자들이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습니다. 김두관 의원은 "경기도에서는 100% 받고, 돈 없는 지방은 88%만 받는 건 정부의 선별지급보다 더 나쁜 일"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공정 경선도 문제삼았는데요. 대선주자 가운데 유일한 현직 도지사가 집행권을 무기로 돈을 풀겠다는 거냐, 공세를 폈습니다. 정세균 전 총리도 반대 의견을 분명히했습니다.

[정세균/전 국무총리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국회에 있어본 적도 없고, 또 정부에서도 일을 하지는 않았죠. 지자체장만 하셨죠. 그러면 이 정부나 국회의 고충도 이해를 해주셔야죠. 아니, 국회와 정부와 청와대가 합의를 했는데 그것도 존중하지 않고 그냥 일방통행 하겠다고 하면, 그러면 국정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경기도 기초단체장들 사이에서도 재정상태에 따라 입장이 엇갈립니다. 먼저 100% 지급을 요청한 시·군이 있는가하면, 난색을 표시한 곳도 있습니다.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자체에도 분담해야할 몫이 있죠. 이걸 대기에도 벅찬 상황이란 겁니다. 다만, 경기도가 재정을 부담해 준다면 굳이 반대할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곽상욱/오산시장(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현재 대부분 나머지 시군들의 입장은 경기도에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부담을 할 수 있다면 적극적 부담이라는 것은 지금 얘기한 대로 7:3이나 8:2 구조로 분담할 수 있다면 하겠다라는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이 지사의 대표 공약 가운데 하나죠. 기본소득을 강하게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데요. 민주당 지도부가 노골적인 지원사격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른바 '이심송심'(李心宋心) 논란입니다. 민주연구원의 대선 정책 기획안에 '생활기본소득'이 포함된 걸 문제 삼은 건데요.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매는 정도를 넘어섰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지도부와 보직자는 심판"이라며 "당장 선수 라커룸에서 나와야 한다"는 겁니다. 경선 연기 문제를 논의할 때도 비슷한 공격을 당했었죠. 당 지도부도 빠르게 맞대응하며 조기 진화에 나섰습니다. 노웅래 민주연구원장은 "신복지와 모병제도 연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는데요. "애꿎은 심판만 탓하다 보면, 정작 실력은 늘지 않는 법"이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송영길 대표도 직접 공정성 논란에 못을 박았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 저는 당대표로서 공정하게 경선을 관리하겠습니다. 어떠한 유불리에 따라 당 지도부에 대해서 서운함을 표시할 수 있겠습니다만 저와 우리 최고위원, 우리 당 지도부는 공정하게 원팀 정신으로 민주당 경선을 이끌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고용진/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당대표께서 선수의 라커룸에 들어간 적이 없기 때문에 나올 일이 없습니다.]

한편에선 기본소득을 놓고 의원들 사이에 충돌도 벌어졌습니다.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에 "기본소득은 복지국가 정책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같은 내용을 의원들 단톡방에도 게시를 했다가, 이재명 캠프 박찬대 의원에게 전화로 항의를 받았고 합니다. 신 의원은 "오만한 태도"라고 발끈했는데요. 박 의원이 단톡방에서 자신의 기본소득 비판을, 소득주도성장을 무조건 비난한 야당의 태도에 빗대기도 했다며 "중대한 인격모독"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국민의힘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기본소득 때리기에 가세했습니다. "실효성도 의문시되는 사이비 분배 정책을 내놓고서 성장 정책이라고 주장하는 이 지사의 생각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직격을 한 겁니다. 당내에선 복지 정책이 아니다, 또 야당에선 성장 정책이 아니다. 모두 부정을 당한 상황에서, 이재명 지사가 직접 등판을 했습니다. "오리너구리도 있다"는 말로 반박에 나선 겁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음성대역) : 오리너구리를 보지 못한 사람은 오리냐, 너구리냐 논쟁하겠지만 세상에는 오리너구리도 있습니다. 복지와 성장이 양립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고정관념에 불과합니다. 세상에는 복지정책인 동시에 성장정책인 것도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기본소득입니다.]

이 지사의 '오리너구리론'. 너구리 한마리를 몰고 왔습니다. 야권의 대표적인 성장론자죠?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논쟁에 참전을 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오리너구리는 허황된 망상이다, 잘라 말했는데요. 이전에도 오리너구리 한 마리가 있었다며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소환했습니다. 국민이 두번 속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서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 주장하고 있죠? 능력 검증이란 이름 아래 진행 중인 명낙대전. '공약 이행률' 공방입니다. 먼저 칼을 빼든 건, 이재명 지사 측입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이 발언을 문제삼았죠?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28일) : (전남지사 당시) 2015년 공약 이행률을 보면 21개 중에 20개를 이행한 것으로…]

이 지사 캠프는 이 전 대표가 말한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전남지사 시절, 공행이약 평가가 최하위였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전 대표 캠프도 역공에 나섰는데요. 이 지사가 주장한 공약 96% 달성, 역시나 근거가 없다는 겁니다.

[윤영찬/이낙연 캠프 정무실장 (어제) : 분식회계에 못지않은 저는 분식 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분식 실적이 계속되다 보면 분식 후보라는 얘기까지 들을 수 있다…]

양측의 공방, 도축 능력까지 검증대에 올랐습니다. 닭 잡는 칼과 소 잡는 칼은 다르다, 이번엔 이 전 대표의 이 한마디가 도화선이 된 겁니다. 소 잡는 큰 칼은 본인, 닭 잡는 작은 칼은 이 지사란 얘기겠죠. 당장, 이 지사 측에서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소 잡는 칼, 갖고만 있으면 뭐하냐. 닭도 제대로 못잡으면서"라고 쏘아 붙인 겁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지난달 31일) : (저보고) 좀 잘다, 뭐 이런 얘기 하는 분 계시더라고요. 근데 잔 일을 잘해야 진짜 큰일도 잘하는 거지…]

때아닌 소·닭 칼잡이 논쟁, 야당에선 이런 평가까지 나왔습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무능한 분들의 두 분의 싸움 같아요.]

요즘 '어부지리 전략'을 구사하고 있죠? 정세균 전 총리, 두 사람 모두에게 쓴소리를 했습니다.

[정세균/전 국무총리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 두 분이 주고받는 막말이 너무 심해요. 정책이나 정체성이나 도덕성을 검증하고 토론을 하면서 경쟁을 해야지. 심한 막말을 내세우면 국민들 보기에 정말 민망하죠. 왜 칼이 나옵니까? 또 소, 닭도 마찬가지고요. 우리가 사람이지. 소, 닭입니까?]

연일 계속되는 명낙대전. 국민들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흥행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있지만, 무슨 일이든 정도가 있기 마련이죠. 자칫 이런 시선을 받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이 속담으로 정리합니다.

"소 닭 보듯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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