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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경영 감시한다지만…"대한항공 특혜" 우려 계속

입력 2020-11-17 20:20 수정 2020-11-17 20:24

한진칼, 7대 의무 위반시 '위약금 5천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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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7대 의무 위반시 '위약금 5천억'


[앵커]

'갑질 사건'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오너 일가가 개인 돈을 전혀 내지 않고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도록 세금을 지원하는 게 맞느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를 놓고 이런 비판이 커지자 산업은행이 안전장치를 두기로 했습니다. 대한항공의 모기업인 한진칼이 윤리적인 경영을 하지 않으면 5천억 원의 위약금을 물리겠다는 겁니다.

이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시작은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이었습니다

그런데 4년 뒤인 2018년엔 동생인 조현민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이 또 일어났습니다.

이후 어머니 이명희 씨의 갑질 사건, 가족들의 밀수 의혹이 연달아 터지며 대한항공 모기업인 한진 오너일가는 국민적 공분을 샀습니다.

이번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하는데 산업은행이 80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한 것을 놓고 비판이 커지는 이유입니다.

이러자 산업은행은 안전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오늘(17일)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이 공시한 산업은행과의 투자합의서입니다.

한진칼이 지켜야 할 7가지 의무 조항이 들어갔습니다.

산은이 사외이사 3인을 지명해 선임하고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해 미리 협의하는 등 의무를 내걸었습니다.

이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한진칼은 위약금 5천억 원을 물어야 합니다.

산은이 경영을 감시하고 관여할 장치를 두고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겁니다.

[이동걸/산업은행 회장 (어제) : 경영평가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 한진그룹은 책임 경영을, 산업은행은 건전 경영 감시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이번 인수 건이 재벌 오너 일가를 위한 특혜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참여연대는 "한진 총수 일가는 지배구조 개선이나 책임경영 개혁 없이 경영권 분쟁을 일삼고 있다"며 "산업은행의 감시 계획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우려했습니다.

경제개혁연대는 산은이 한진그룹을 지원하는 건 총수 일가의 경영권과 독점적 지위를 보장해주는 특혜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오너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합병이 최선이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민형배/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 한진칼은 경영권 분쟁이 있는 회사입니다. 이런 회사에 제3자 배정을 통해 한진칼에 자금을 투입하는 행위는 결과적으로 경영권 분쟁에 있는 총수 일가를 지원하는 거래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누나 조현아 씨 등 3자 연합은 인수를 저지하겠다며 소송전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산은이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법적으로 맞서겠다는 겁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이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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