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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반기상 부자'의 국제 사기극 의혹, 화려한 캐스팅까지?

입력 2015-05-18 21:44 수정 2015-05-19 19:31

벼랑 끝 기업…코미디 같은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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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기업…코미디 같은 '협상'

[앵커]

뉴스룸 1부에서 집중 보도해드린 것처럼 오늘(18일) 탐사플러스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동생 부자의 사기 의혹입니다. 오늘 탐사플러스는 저희 취재팀이 취재한 한 편의 코미디 같은 매각 협상과정과 성완종 전 회장의 장남 성승훈씨 인터뷰로 구성했습니다. 성승훈씨는 이번 매각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 왔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어떻게 거론됐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힌 내용들이 있습니다.

먼저 카타르 왕족부터 뉴욕의 패션 디자이너까지 화려한 인맥이 총 등장하는 국제 사기 의혹을 정제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13년 2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조카인 반주현 씨는 아버지 반기상 씨에게 이메일 한 통을 보냅니다.

경남기업의 랜드마크72 빌딩 매각과 관련해 기상 씨에게 받은 자료를 검토했고, 진행해보겠다는 내용입니다.

그로부터 5개월 뒤, 매각주간사 담당임원인 주현 씨가 경남기업 측에 보낸 이메일에 카타르투자청이 처음 등장합니다.

주현 씨 측이 카타르투자청과 '돈독한 관계'를 만들었다는 내용입니다.

그 뒤에 주현 씨는 경남기업 측에 카타르투자청이 랜드마크72를 매입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카타르투자청엔 '새로 부임한 국왕과 개인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주현 씨가 카타르국왕과 접촉할 수 있다고 자신했던 이유는 뭘까.

취재진이 입수한 500페이지 분량의 문서에는 경남기업과 주현 씨 사이에 오고간 대화가 고스란히 들어있는데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이 눈길을 끕니다.

말콤 해리스는 주현 씨가 카타르투자청 측 인맥을 만들기 위해 접촉한 인물로 나옵니다.

[반주현/매각담당자 (반기문 총장 조카) : 그 사람이 (말콤 해리스) 알타니 집안을 위해서 미국에 와서 미술품도 사주고, 국왕 엄마랑도 맨날 같이 기부행사 다니고 그러니까 당연히 기회를 보고 혹시 아는 사람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카타르 왕족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하기 위해 말콤 해리스를 '로비스트'로 썼다는 겁니다.

취재진은 말콤 해리스가 누구인지 알아봤습니다.

해리스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패션 디자이너 겸 예술가였습니다.

실제로 알타니 카타르 왕족의 예술 자문을 해준 적도 있습니다.

주현 씨의 말대로라면 해리스는 주현 씨에게 50만 달러, 우리돈으로 5억여 원을 받아 카타르투자청에 로비자금을 건넨 인물입니다.

하지만 카타르투자청이 관련 계약 자체가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공식 부인하면서 로비자금 성격의 이 돈의 행방은 묘연해진 상태입니다.

반주현 씨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면 말콤 해리스가 반씨를 속이고 5억원 넘게 가로챈 겁니다.

하지만 반씨와 해리스의 거래 관계를 입증할만한 자료는 전혀 없습니다.

이번 계약을 위해 주현 씨가 접촉했다는 또 다른 인물은 칼리파 야심 알 쿠와리.

카타르투자청의 최고운용책임자 출신으로 지주회사인 카타르 홀딩스의 최고경영자 고문 역할을 맡은 인물입니다.

주현 씨는 말콤 해리스를 통해 알 쿠와리를 소개받았다고 말합니다.

[반주현/매각주간사 담당 (반기문 총장 조카) : 그 사람이 그때 당시에 이제 그 국왕의 고문 역할이었고, 그 다음에 카타르투자청에서도 높은 지위에 있었고…]

카타르 국왕과 친분이 있기 때문에 카타르투자청을 설득시키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주현 씨와 경남기업이 주고받은 문서에선 알쿠와리가 계속 등장합니다.

올초까지도 알쿠와리의 회사 메일로 주현 씨와 이메일을 주고받은 걸로 나와있지만, 카타르투자청 측에 확인해보니 알쿠와리는 이미 퇴사했다는 겁니다.

[나비드 샴디아/카타르투자청 부동산 팀장 : 알쿠와리는 카타르투자청 고문이었는데 2년 전에 그만뒀어요.]

알쿠와리와 주현 씨의 관계도 의심합니다.

[나비드 샴디아/카타르투자청 부동산 팀장 : 아마 (알쿠와리에 대해서도) 만들어 낸 걸 겁니다.]

취재진은 주현 씨가 로비스트로 고용했다는 말콤 해리스와 알 쿠와리에게 연락을 취해봤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모두 실존 인물들이긴 하지만 주현 씨 주장대로 이번 사건에 관련된 것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주현 씨는 화려한 인맥을 동원해 비선라인을 통한 계약을 진행해 왔다고 주장합니다.

[반주현/매각주간사 담당 (반기문 총장 조카) : (카타르투자청) 수장은 국왕이에요. 어찌 됐든. 알타니 국왕이기 때문에 그 사람이나 그 사람 라인이 여러 개가 있답니다. 그 라인 잘 잡고, 그 라인에다가 계속 로비를 하고, 좋은 거래다 이렇게 얘기를 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경남기업과 채권단은 비선라인을 통해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는 반기상 씨와 주현 씨의 말만 믿고 계속 기다린 겁니다.

[김대형/마스턴투자운용 대표이사 : 실사를 해야 건물에 하자가 있는지 (아는데) 내용도 모르고 계약을 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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