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블랙리스트 의혹의 윗선에 있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은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은 오늘(6일) 열린 재판에 피고인으로 나와 후회의 뜻을 밝혔습니다. 윗선의 결정에 저항하지 못했고, 정부 비판을 이유로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하지 않는 게 부끄러웠다고 했습니다. 또 어제 열린 재판에선 조윤선 전 장관이 블랙리스트 업무를 인계받고 표정이 어두워졌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담긴 진술서도 공개돼 주목받고 있습니다.
백종훈 기자입니다.
[기자]
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이 특정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는 블랙리스트에 관여했다며 반성의 뜻을 밝혔습니다.
김 전 비서관은 법정에 피고인으로 나와 "상부의 결정에 저항하지 못한 점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정부 비판을 이유로 예술인을 지원에서 배제하는 게 부끄러웠다"며, "배제 사유를 지우고 명단만 문체부에 하달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비서관이 지운 배제 사유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정부 비판, 야당 정치인 지지 등이었습니다.
앞서 어제 열린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등의 재판에선 조윤선 전 장관이 블랙리스트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진술서가 공개돼 주목받았습니다.
박준우 전 정무수석의 진술서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은 2014년 6월 정무수석에 발탁된 뒤 블랙리스트 업무를 인계받자 표정이 금세 어두워졌다는 겁니다.
조 전 장관은 이런 일도 해야 하느냐고 블랙리스트 업무에 대해 당혹감을 드러내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블랙리스트 의혹의 실체가 하나둘 드러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