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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술판에 싸움까지, 술에 취해 비틀대는 대학가

입력 2013-06-1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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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술판에 싸움까지, 술에 취해 비틀대는 대학가

대학생들의 삐뚤어진 음주문화를 근절시키자는 목소리가 높지만 여전히 대학가는 술에 취해 휘청거리고 있다.

징검다리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후문에는 시험기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듯 초저녁부터 거나하게 취한 학생들이 휘청거리며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자 술에 취한 대학생들은 늘어가고 결국 한 골목에서는 여러 명이 한데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다.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김경남(23·여·가명)씨는 "그래도 시험기간이라 이정도"라며 "앞으로 종강모임 등 모임이 잦아지면 시비는 기본이고, 몸싸움도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강원대학교 후문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강원대학교병원 응급실 관계자는 술에 취한 대학생들이 싸움을 벌여 상처를 입거나 과음으로 인한 호흡 곤란 등으로 실려 오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인근 한림대학교 앞 먹자골목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여기저기 업혀가고 구토를 하는 등 술로 얼룩진 대학생들의 모습에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택시운전사 배모(51)씨는 "늦은 시각일수록 대학가 주변엔 술에 취한 상태로 택시에 탑승하는 대학생 손님들이 많다"며 "차안에 구토를 하거나 잠이 들어 일어나지 않는 학생들을 보면 정말 난감하다"고 말했다. 또 "어쩔 땐 내 자식도 저럴까봐 많이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새벽에 가까워지자 한산해진 대학가에는 골목골목마다 구토물과 쓰레기, 빈 술병 등이 널려 있었다.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상열(28·가명)씨는 "영업이 끝날 즈음엔 가게 앞이 담배꽁초와 구토물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술에 취해 노상방뇨를 하는 학생들도 부지기수"라고 설명했다.

지난 8년 동안 공식적인 집계로만 모두 19명의 학생들이 음주와 관련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를 막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대학에서의 주류 판매와 음주를 금지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내놓았지만 실효성과 타당성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빠를 경우 내년 4월부터 초·중·고교, 대학교, 청소년 수련 시설, 의료기관 등에서 술 판매와 음주가 금지된다. 이를 어길 경우 1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함태환(26) 강원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춘천시민에게 유흥의 거리로 인식된 대학 후문 일대를 절주캠페인 등으로 문화의 거리로 바꾸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점차 많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음주문화를 조금씩 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경찰서 중부지구대 관계자는 "대학생들의 폭음이 시비나 행패 등으로 이어져 대학가 출동이 잦은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좀 더 순찰을 강화해 음주 소란과 폭력 사건 등을 예방하는 한편 학생들도 음주문화를 바꾸려는 자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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