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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만한 아우' 일라이 매닝, 미국 슈퍼볼 MVP 등극

입력 2012-02-06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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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만한 아우' 일라이 매닝, 미국 슈퍼볼 MVP 등극


미국프로풋볼(NFL) 뉴욕 자이언츠의 쿼터백 일라이 매닝(31)이 '페이튼(36)의 동생'이라는 딱지를 드디어 떼어냈다.

일라이가 이끄는 뉴욕 자이언츠는 6일(한국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루카스오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46회 슈퍼볼(NFL 챔피언 결정전)에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 21-17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008년 제42회 슈퍼볼에서 뉴잉글랜드에 4쿼터 막판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던 뉴욕은 4년 만의 리턴 매치에서 또다시 막판 역전 드라마를 썼다.

주인공은 쿼터백 일라이였다. 일라이는 40차례의 패스 가운데 30번을 정확하게 찔러 296패싱야드를 기록하고 1차례 터치다운을 이끌어냈다.

2008년 뉴욕의 슈퍼볼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했던 일라이는 뉴잉글랜드의 쿼터백 톰 브래디와의 승부에서 두 차례 연속 판정승을 거두며 생애 2번째 슈퍼볼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일라이는 친형이 단 한 차례 들어 올렸을 뿐인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슈퍼볼 우승컵)'를 두 차례나 품에 안으며 페이튼의 그늘에서 마침내 벗어났다.

일라이는 미국에서 손꼽히는 풋볼 명가인 매닝가(家) 출신이다.

아버지 아치(63)는 두 차례 올스타에 뽑힌 명 쿼터백이었다.

일라이가 2004년 전체 1순위 지명으로 뉴욕에 입단했을 때 둘째 형 페이튼은 이미 NFL을 평정한 상태였다.

우수한 '풋볼 DNA'을 타고나긴 했지만 일라이가 NFL 정규시즌 MVP에 네 번이나 오른 형 페이튼의 아성을 넘어서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일라이가 운명처럼 자신을 따라다니는 형과의 비교를 피하기 위해 페이튼과 정반대의 길을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형 페이튼이 가문의 전통에 맞서 지역 라이벌인 테네시대에 입학한 반면 일라이는 고향에 남아 '올 미스(Ole Miss)'로 불리는 미시시피대학에 진학했다.

페이튼이 NFL에서 소규모 시장인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데 만족한 반면 일라이는 큰 도시에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으며 뛰길 원했다.

이러한 일라이의 차별화 노력에도 페이튼의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일라이가 2008년 슈퍼볼에서 경기 종료 39초 전 극적인 역전 터치다운 패스를 뿌리며 우승을 이끌었을 때보다 사람들은 그를 페이튼과 비교하며 풋내기 취급했다.

올 시즌 개막 전 일라이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친형인 페이튼, 톰 브래디와 동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그를 비웃었다.

그러나 정작 올 시즌이 개막하자 형 페이튼은 목 부상이 호전되지 않아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인디애나폴리스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2승14패로 NFL 32개 팀 중 최저 승률에 그치는 수모를 당했다.

반면 일라이는 플레이오프에서 정규시즌 최고 승률 팀인 그린베이 패커스를 맞아 3번의 터치다운을 이끌어내며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포스트 시즌 3게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일라이는 이날 슈퍼볼 무대에서도 NFL 최고 스타인 뉴잉글랜드의 쿼터백 톰 브래디를 상대로 또다시 이변을 일으켰다.

결국 일라이는 친형인 페이튼보다 한 차례 더 슈퍼볼 우승에 성공하며 자신을 조소했던 이들을 조용하게 만들었다.

페이튼은 역대 쿼터백 가운데 통산 패싱 야드(2만7천479야드) 부문에서 51위에 올라 있다. 그의 현재 나이인 31세 이하로는 가장 뛰어난 기록이다.

터치다운 패스 기록에서 일라이의 능력은 더욱 도드라진다. 일라이는 통산 터치다운 패스 185개를 성공해 역대 쿼터백 42위, 31세 이하로는 1위에 올라 있다.

일라이는 친형인 페이튼의 홈구장에서 슈퍼볼 우승을 차지한 것에 대해 "슈퍼볼에서 우승해 기분이 좋다. 지금 어디에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며 웃으며 말했다.

뉴욕 자이언츠의 톰 커플린 감독은 "일라이는 이 모든 명성을 누릴 자격이 있다. 그는 양 어깨에 팀의 전체 운명을 짊어지고 지난 1년을 걸어왔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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