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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때문에 집값 빠진다?"…1, 2기 신도시 불만 확산

입력 2019-05-08 17:03

3년내 고양·파주·인천 등 6만2천가구 입주…연내 4만가구 신규 분양
일부는 "교통개선 호재" 기대감…전문가 "광역교통계획 차질없어야 수요 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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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내 고양·파주·인천 등 6만2천가구 입주…연내 4만가구 신규 분양
일부는 "교통개선 호재" 기대감…전문가 "광역교통계획 차질없어야 수요 분산"

"3기 신도시 때문에 집값 빠진다?"…1, 2기 신도시 불만 확산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 계획으로 기존 1, 2기 신도시 입주 예정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통 여건 개선 등 신도시 개발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는 형국이다.

◇ 1, 2기 신도시 집값 하락, 새 아파트 분양·입주도 줄줄이

일산, 파주, 인천, 김포 등지의 주민들은 고양 창릉지구에 3만8천가구, 부천 장대지구에 2만가구의 새 아파트가 신규 공급된다는 소식에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집값이 약세인데 추가 공급 계획까지 나오면서 시장 침체가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9·13대책 이후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값이 0.04% 하락하는 동안 경기 파주시 아파트값은 1.25%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일산신도시 권역인 일산 동구는 0.54%, 일산 서구는 0.71% 각각 하락했다. 이 지역은 경기도 평균 하락률(-0.03%)보다도 더 많이 내렸다.

정부의 다주택자를 향한 강도높은 규제가 대부분 서울을 겨냥했지만 실제 경기 외곽의 아파트값이 더 많이 떨어진 것이다.

이 곳 주민들이 3기 신도시 건설을 우려하는 이유는 집값이 약세인데 당장 추가 입주, 분양물량도 쏟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1년까지 경기 고양·김포·부천·파주·인천 부평·서·계양구 일대에서 입주 예정인 새 아파트 물량은 총 6만1천870가구에 이른다.

김포시가 1만8천가구로 가장 많고 고양시가 1만7천가구로 두 번째다.

이들 지역에서 올해 중에 신규 분양될 물량도 4만3천여가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인천 검단지구가 1만2천여가구를 차지한다.

2기 신도시인 검단지구와 파주 운정3지구는 그동안 분양이 수년간 지연되다가 올해부터 분양이 본격화될 상황이었다.

인천 검단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검단은 인접한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미분양이 급격히 늘었는데 어제 발표로 또 한번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며 "서울과 훨씬 가까운 고양 창릉 등지로 수요가 분산되면 2기 신도시 분양은 더욱 어렵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포시의 한 중개업소 대표도 "인천 검단은 이제 막 분양이 시작되는데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검단 신도시 청약을 고려했던 사람들이 지금 3기 신도시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 게시판, 부동산 관련 카페 등에는 1, 2기 신도시 주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의 한 청원인은 "강남 급매물이 조금 거래됐다고 경기도가 (새 아파트) 몇만 가구를 떠안아야 하느냐"며 "고양시, 특히 서구는 역전세난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이런 곳에 새 아파트를 퍼붓는다는 것은 과도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청원인은 "현재 부동산이 활황(과열)도 아니고 거래 절벽으로 관련 산업도 어려워진 상황에 왜 신도시 지정을 서두르는지 모르겠다"며 "서울 집값을 잡으려면 경기도에 과다 공급을 할 것이 아니라 2기 신도시 등 기존 신도시의 교통망 등을 확충해 도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산동구 식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구체적으로 도시계획이 나오는 것을 봐야겠지만 (3기 신도시가) 일산 신도시로서는 좋지 않은 뉴스임이 분명하다"며 "가뜩이나 베드타운인데 아파트만 계속 들어오다 보니 주민들의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화성 동탄2 신도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수도권, 특히 서울 인근의 분양물량이 너무 많아서 서울과 25km 이상 떨어진 2기 신도시는 집값 하락이 우려된다"고 하소연했다.

◇ 일부 "교통 개선 수혜 기대감"…광역교통계획 제 때 가능한가 우려도

이와 달리 신도시 건설 계획으로 수혜를 기대하는 의견도 적진 않다. 당장 고양 삼송·원흥지구는 대중교통 여건 개선만큼은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양시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새절역(서부선)부터 고양시청까지 지하철 '고양선'이 신설되고 경의중앙선 화전역과 지하철 신설역이 BRT로 연결되면 향동, 원흥지구 인근 주민들의 지하철 이용이 편리해진다. 공급과잉 우려 속에서도 교통 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사장도 "신도시 건설로 이 일대 도로교통이 더 악화할 수 있지만 정부 계획대로 일산 백석동과 서울문산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자동차전용도로, 창릉지구와 제2자유로를 연결하는 도로가 제대로 건설되면 기존 자유로 이용 차량을 일부 분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나 정부 계획대로 광역교통망이 제때 확보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새절역이 들어설 서부선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것으로 민자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업계는 서부선 건설을 빨라야 2028년으로 보고 있지만 신도시 입주에 맞춰 완공될지는 불투명하다.

부천 대장지구는 김포공항역과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잇는 S(슈퍼)-BRT 설치가 핵심인데 정부 계획대로 서울역까지 30분, 여의도까지 25분에 가기 위해선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완공이 돼야 그림이 짜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부천 대장지구 등 3기 신도시 건설로 아직 예비타당성이 진행중인 GTX-B노선의 경제성이 높아지면서 예타 통과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신도시 입주 시기에 맞춰 완공될지는 미지수다.

내외주건 김신조 대표는 "어차피 3기 신도시가 강남 대체지로는 역부족이고 서울 외곽, 비강남권의 수요라도 분산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광역교통망 확보가 관건"이라며 "집값 하락을 우려한 기존 주민들의 반대도 넘어야 할 산"이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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