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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수출 효자'였는데…애물단지 된 '헌 옷'

입력 2017-08-21 22:41 수정 2017-08-22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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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1일) 밀착카메라는 우리가 입다 버린 헌 옷에 대한 얘기입니다. 일부는 복지시설로 가지만, 대부분은 그동안 인기있는 수출 품목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애물단지 신세입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창고 한켠에 높게 쌓아 올린 옷더미가 눈에 들어옵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11곳에서 수거한 헌 옷이 분류작업 직전에 모이는 곳 입니다.

이곳은 서울시내 전체 의류수거함에서 나온 헌 옷의 약 40%가 모이는 창고입니다. 제 위로 보시면 건물 2층 높이만큼 높다랗게 헌 옷더미가 쌓여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요. 평상시대로라면 인기리에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지에 팔려나갔을 헌 옷들이 이렇게 몇 개월째 팔리지 못해 쌓여있다고 합니다. 어떤 이유에선지 지금부터 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수거가 끝나고 한 곳에 모인 헌 옷은 재질과 형태에 따라 분류됩니다.

[120가지 정도죠. 반바지, 긴바지, 건빵바지, 와이셔츠, 긴팔 이렇게 다 분류를 하면…]

겨울옷은 몽골에서, 여름옷과 아동복은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한때 큰 인기를 끌던 수출 품목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헌 옷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가격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1kg에 800원선을 유지하던 수출 단가도 2년 전부터는 200원대로 추락했습니다.

[헌 옷 처리업체 관계자 : (예전에는 옷이) 쌓일 틈이 없죠. 안 쌓인다고 봐야겠죠. 바이어들이 계속 왔었고 서로 달라고 하는 거라 경쟁이 붙어서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아요.]

어떤 헌 옷들이 버려져있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아래쪽을 보시면요. 입다 내놓은 이런 청바지들도 있고요. 이쪽에는 한겨울에 입는 이런 두꺼운 코트와 패딩점퍼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좀 더 안쪽을 찾아봤더니요. 유명 스포츠 브랜드에서 나온 티셔츠도 있습니다. 좀 더 뒤쪽으로 가서 어떤 옷들이 있나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이쪽을 봤더니요. 아동용 티셔츠와 청바지도 버려져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청바지는 아프리카에서 귀한 대접을 받으며 팔려나갔지만, 이젠 상황이 바뀌면서 돈 먹는 폐기물 신세가 됐습니다.

경기침체 여파로 재활용이 가능한 옷보다 낡고 헤져 못 입게 된 옷이 많아지는 것도 이런 추세에 한몫을 했습니다.

서울시에서 나오는 연간 4만 톤 가량의 헌 옷 가운데 재활용하는 비율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의류수거업체와 함께 버려지는 헌옷들의 상태를 점검해봤습니다.

[이런 더러운 것 이런 것 어떻게 입습니까. 이런 건 폐기물이죠. 이런 것은 폐기물로 해서 종량제 봉투에 넣어야 합니다.]

서울시내 의류수거함을 한번 같이 열어봤습니다. 안쪽을 보시면 재활용이 되지 않는 품목들이 많이 나왔는데요. 한 번 살펴볼까요? 이런 욕실 실내화도 들어있었고요. 재활용 대상이 아닌 낡고 해진 이런 방석도 들어있었습니다. 이쪽을 보시면 베개도 있고요. 다 떨어진 낡은 가방도 발견됩니다. 이쪽을 보시면 먹다버린 미역도 발견됩니다. 원래대로라면 남들이 입을 수 있는 상태의 옷을 이곳 의류수거함에 넣어야 되는데 보신것처럼 이렇게 많은 폐기물 대상 쓰레기들이 이곳에 들어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존 수출 시장은 어려워진데다 분류작업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은 점점 늘어나 전체 30%를 차지합니다.

소각 처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김건우/의류 수거업체 관계자 : (상태가) 안 좋은 옷들이 많이 나와요. 해지고 찢어지고 늘어난 옷.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그런 옷들을 거의 다 많이 버립니다.]

한때 수출 효자 품목이었지만 이젠 애물단지 신세가 된 의류 폐기물. 헌 옷 처리를 위한 새로운 재활용 방안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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