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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11만명 몰린 제주에 남은 '플라스틱 쓰레기'

입력 2021-08-18 20:54 수정 2021-08-1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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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광복절 연휴에 11만 명이 다녀간 제주도는 그 많은 사람들이 남기고 간 '플라스틱 쓰레기'로 골치입니다. 그 양이 얼마나 되는지 밀착카메라가 직접 주우면서 취재를 했습니다.

이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많은 사람이 제주 공항에 도착해 나오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다녀간 제주엔 무엇이 남겨질까요.

지금부터 지켜보겠습니다.

유명한 가게 앞엔 긴 줄이 늘어섰고, 주차장은 이미 가득 차서 자리를 찾기 어렵습니다.

더운 날씨에 많은 사람이 음료를 사 마십니다.

저희는 지금 애월 카페 거리에 왔습니다.

방금 주차를 했는데요. 옆을 보시면 벌써 버려진 일회용컵이 보입니다.

그리고 수풀을 걷어보니 일회용컵을 잔뜩 버려놨습니다.

깊이 60cm 가방에 직접 모아봤습니다.

줍고, 줍고, 또 주워도 끝이 없습니다.

커피도, 주스도 남은 채 그대로 버려놨습니다.

전봇대 옆, 돌담 안쪽, 현수막 뒤까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플라스틱이 보입니다.

"어우 진짜 더럽네요"

돌 사이에 꽂혀있는 페트병을 간신히 뺐더니 하나가 더 있습니다.

또 다른 관광지인 협재로 이동을 해왔습니다.

가방이 이미 많이 찼는데요, 그런데 여기에서도 곳곳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이 보입니다.

계속 수거를 해보겠습니다.

역시 일회용 컵과 페트병이 계속 보입니다.

이제 더 이상 넣을 공간이 없어서 지금까지 모은 걸 한 번 꺼내보겠습니다.

늘어놓고 보니 악취도 심하고 남아 있는 음식물이 흘러내립니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크기도 종류도 아주 다양합니다.

[김순열/청소노동자 : (플라스틱) 이게 많이 나와요 이거. 이런 것들 많이 나와. 이만큼씩 막 넣으면 우리가 너무 속상해요.]

밤이 되자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호테우 해변에선 야간에 음주와 취식을 못하게 했는데,

[단속원 : (갈게요, 갈게요, 갈게요.) 마스크도 안 쓰고!]

해변 바깥으로 사람들이 몰립니다.

함덕 해변은 더욱 북적입니다.

해수욕장에서 금지된 폭죽도 쉴 새 없이 터지고 제방을 따라 사람들이 쭉 앉아 술을 마십니다.

이른 새벽에 나와봤습니다.

지금 비가 많이 내리고 있는데요, 그런데 여기 보시면 어젯밤에 먹은 걸로 보이는 쓰레기가 가득 놓여있습니다.

지난 밤 사람들이 술 먹던 자리를 플라스틱 쓰레기가 채웠습니다.

커피가 가득 남은 페트병부터 먹다 남은 라면에 배달용기 뚜껑, 콜라병도 두고 갔습니다.

저희가 걸어오며 모은 플라스틱 쓰레기입니다.

한번 펼쳐볼까요.

이렇게 옆에 '아름다운 함덕'이라고 쓰여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수거한 플라스틱을 들고 재활용도움센터를 찾았습니다.

[재활용도움센터 근무자 : 이렇게 세척을 한 번 헹구시고. 이건 종이잖아요? 종이 놓는 데 이렇게 놓으시고 플라스틱 패드에 놓으시면 됩니다.]

오염된 플라스틱은 재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람이 일일이 씻고 분리합니다.

[재활용도움센터 근무자 : 이렇게 겹쳐가지고 오잖아요? 속에 보면 화장지나 이런 것들을 막 담고 옵니다. 담배꽁초나. 관광지인데 왜 아무렇게나 받지 않고 있냐고 막 불만 표시를 합니다.]

소각장에서도 문제입니다.

하루에 5백톤 가까운 쓰레기가 여기 반입장으로 들어옵니다.

제 뒤를 보시면 소각장으로 가게될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있는데요.

그런데 자세히 보시면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를 포대자루도 눈에 많이 띕니다.

일반쓰레기가 아닌 플라스틱이 섞여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 겁니다.

소각에 부담이 가고 소각장 포화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어 분리배출을 잘 해달라는 현수막도 붙였습니다.

제주는 만 명 당 카페 수와 1명 당 하루 생활 폐기물 모두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습니다.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 때문입니다.

지켜보는 주민들은 속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숙희/제주 일도2동 : 커피숍이 여기, 여기, 열 몇 개가 되더라고요. 마을이 작거든요. 커피숍에서 쓰는 플라스틱 많이 나와요.]

[원은경/제주 구좌읍 : 저희도 바닷가 청소하다 보면, 테이크아웃 컵 비율이 굉장히 높다는 거.]

푸른 바다에서 고개를 돌리면 어김없이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옵니다.

잠깐 편하자고 쉽게 쓰고 쉽게 버린 결과입니다.

더 늦기 전에, 이젠 달라져야 할 겁니다.

(VJ : 박선권 최효일 / 영상디자인 : 김윤나 / 인턴기자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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