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고객평가 나쁘면 반성문에 심부름도…" 설치 업체들의 관행

입력 2014-11-10 21:5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기사 분들이 방문한 뒤에 저런 부탁하는 것, 아마 많은 분들이 다 경험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그 뒤에 저런 엄혹한 현실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아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테고요. 그런데 고객 평가만으로 급여까지 삭감하는 설치 업체들의 관행은 한두 곳이 아닙니다. 심지어 점수가 나쁘면 반성문을 쓰게 하고, 설치 기사들에게 여벌의 일을 시키고 인증 사진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한영익 기자입니다.

[기자]

또다른 인터넷 설치업체 SK 브로드밴드입니다.

고객 평가 점수를 높이기 위해 갖은 주문이 내려옵니다.

회사 측은 선물을 전달하고 인증사진을 찍어오라고 지시했습니다.

고객 불만이 들어오면 텔레비전 리모콘도 닦아야 했습니다.

[이해조/SK브로드밴드 설치기사 : 해피콜 때문에 안 해 드릴 수 없는 서비스죠. 해달라고 했는데 저희가 만약에 서비스 못 해 드립니다. 이랬을 때 해피콜은 다 깨지게 돼 있거든요.]

SK브로드밴드 측은 협력사인 각 센터의 자체적인 지시일 뿐 본사차원의 지침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도 고객 평가점수가 낮으면 어김없이 급여차감이 들어왔습니다.

기사들은 1점이라도 깎이면 반성문까지 써야 합니다.

[함재흥/LG 유플러스 설치기사 : 학교에서도 100점 만점에 90점 맞으면 아주 잘했다고 하지만 저희는 9점 맞으면 사무실로 와서 시말서 쓰고…]

설치 기사들은 불합리한 해피콜 차감 정책에 항의해 지난달부터 본사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본사가 대체 기사를 뽑아 일감을 몰아주면서 사실상 일감이 사라졌습니다.

[원동규/LG 유플러스 설치기사 : 돌아오니까 지금 11층이 사무실인데 7층에 센터가 하나 더 차려졌더라고요. 목동은 7층에 있는 기사들한테 통으로 줘버렸고.]

LG U플러스 측은 또다시 파업을 할 경우 업무 중단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배병일/LG U플러스 설치기사 : 할당 자체가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일을 줘야 할 것 아니냐 했더니 '너희가 언제 다시 파업을 나갈 줄 모르는데 우리는 일 못 주겠다'라고…]

이들은 본사가 아닌 협력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어 법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최진수/노무사 : 마음 놓고 대체기사를 투입해 놓고 이때 적용되는 부당노동행위의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는 거죠.]

간접고용의 굴레 속에서 본사와 하청업체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10점 부탁드립니다"…설치 기사, 1점만 깍여도 월급 삭감 "노동청에 알려달라"…이통사 고객센터 상담원의 죽음 피팅 강요·성추행…반발하면 패션업계서 '축출' 당하기도 "주민들 눈에 거슬렸다간…" 경비원들의 고단한 일상 [단독] 아파도 못 쉬는 승무원들?…'병가 내면 감점'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