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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건 본질] 돈과 권력의 검은 거래…그들의 생태계

입력 2016-11-01 22:53 수정 2016-11-0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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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순실씨가 이처럼 청와대와 정부 고위직을 사실상 배후 조종하면서 국정에 개입한 이유. 결국은 '돈' 때문이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은 지금 와서 보면 사실상 최 씨를 위해 설립되고, 또 존재했다고 보여지는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무려 774억 원을 냈습니다. 검찰 수사가 임박한, 또는 오너 사면을 앞둔 속사정이 있는 기업들은 이것 말고도 훨씬 더 많은 돈을 요구받기도 했습니다. 약점이 잡혀있었기 때문이겠죠. 돈을 내라고 하면 내고, 스포츠단을 만들라면 만들고 대기업들은 한마디로 최순실의 '을'이었습니다. 도대체 기업들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건지 취재기자와 함께 한 걸음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심수미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짤막짤막하게 짚어보도록 하죠. 우선 출연금 얘기는 그동안 많이 나왔으니까 생략하고, 이른바 약점이 잡힌 기업들은 또 다른 거액 투자를 요구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K스포츠재단이 SK그룹에 80억 원, 롯데그룹에 70억 원의 투자를 요구했던 건데요.

말씀하셨던 대로 총수 일가의 사면이나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 속이 타는 기업들을 고의적으로 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그 뿐만이 아니라 예를들면 어제 저희가 잠깐 보도해드렸는데, 포스코나 KT 같은 경우에는, 물론 대기업군에 속하긴 하겠죠, 그런데 이 경우에는 거의 최순실 씨… 어제 갑을 관계라고 소개해드렸는데, 지나친 을의 자세를 보였다라는 내용도 많이 나왔었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최씨 회사 더블루K 조모 전 대표가 포스코 사장을 직접 만났던 문자 내용을 보시겠는데요.

이틀 뒤에 조 전 대표가 최순실씨에게 보고를 하는데 "배드민턴창단에 대해서 빨리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합니다. 어제 회의에서 언짢게 했다면 미안하고 오해를 풀어주기 바랍니다. 라고 정중하게 말 했습니다." 이렇게 말을 합니다.

포스코 측이 최순실씨 측을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한 건데요. 또 최 씨의 개인사업을 위해 KT 측을 활용한 정황도 나옵니다.

2월 1일, 조 씨는 최순실 회장님 아이디어라면서 "5대 거점지역을 선정해 시범스포츠클럽을 만든다"는 내용을 이야기하는데, 같은 달 26일, KT 측 임원을 만난 뒤 "KT입장에서 연구용역을 줄 명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면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정황을 최 씨에게 보고합니다.

[앵커]

마지막 질문입니다. 비인기 종목 육성, 좋은 취지라고는 해도 기업들을 상대로 강요한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정황인데. 그런데 이보다 큰 문제는, '황금알 낳는 사업'을 최 씨가 미리부터 선점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결국 재단을 만든 목적이 사실 거기에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좀 드는데요.

수천억원대 예산이 드는 평창 동계올림픽 임시 관중석 건설사업 수주 같은 경우 최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블루K는 스위스 회사 뉴슬리와 계약을 맺고 이 사업 수주에 뛰어들었는데요.

이 회사 대표 조 씨는 K스포츠재단 박헌영 과장에게 '회장님'의 말을 인용하면서 뉴슬리와 관련한 문서를 준비해두라고 말합니다.

이로부터 20여일 뒤인 3월 8일 안종범 전 수석, 김종 전 차관이 참석한 자리에서 뉴슬리와 MOU를 맺게 됩니다.

[앵커]

결국 그렇게 된단 말이죠. 그러니까 최씨의 위세에 기업들이 휘둘렸고, 올림픽과 같은 국제적 대형 이벤트도 최씨 회사를 위해서 움직였다는 얘기인데.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피해를 입힌 것이다, 이렇게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군요. 심수미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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