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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 막을 수 없나?

입력 2019-09-05 21:41 수정 2019-09-05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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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일본 관방장관 (화면출처 : 일본 총리실) : 욱일기는 일본 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욱일기 게시 자체는 정치적 선전이 아니며, (2020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에서) 반입 금지품 지정은 상정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이 사진은 2013년 동아시안컵 축구 한·일전 모습입니다. 일본 관중이 욱일기를 들고 응원을 해서 논란이 됐습니다. 그런데 방금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을 들으신 것처럼 내년 도쿄올림픽에서도 이런 모습이 나올 가능성 큽니다.

[기자]

앞서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도 "욱일기는 금지 품목이 아니다"라고 밝힌데 이어서 오늘(5일) 일본 정부가 한번 더 입장을 굳힌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체 올림픽에서 욱일기를 못쓰게 할 수 없는 것이냐? 이런 의견이 많습니다.

[앵커]

못 쓰게 할 수 없습니까? 방법이 없습니까?

[기자]

따져봤는데 현실적으로 막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올림픽 대회 운영은요.

올림픽을 개최하는 개최국의 조직위원회 권한입니다.

도쿄올림픽조직위가 자신들의 방침을 고치지 않는다면 방법이 없습니다.

IOC 헌장 50조 2항에는 "올림픽에서 어떠한 형태의 시위나 정치적 또 종교적 혹은 인종적 선전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나와있습니다.

저희 팩트체크팀이 엊그제 IOC에 이 헌장을 근거로 여러 질문을 보냈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경기장 안에서는 어떠한 정치적 시위도 없어야 하며 만약 그런 사건이 일어난다면 사례별로 살펴보겠다" 이것 뿐이었습니다.

욱일기 관련해서 IOC가 어떤 조치를 할지 이런 구체적 질문도 보냈는데 그에 대한 답변은 피했습니다.

만약 올림픽 기간 중에 우리 대한체육회가 욱일기를 문제 삼으면 IOC가 한번 살펴는 보겠다 이런 수준의 답변으로 보입니다.

[앵커]

미리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만약에 이런 사건이 일어난다면 한번 보겠다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아까 그 헌장에 정치적 선전을 허용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있다고 했는데 그럼 욱일기를 쓰는 것을 정치적인 선전으로 볼 것이냐 아닐 것이냐 이것이 핵심이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관건은 IOC가, 말씀하신대로 일본 응원단이 만약에 욱일기를 경기장에서 흔들거나 그런 것을 정치적인 행위로 판단할 것이냐 입니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IOC는 욱일기 논란에 대해서 소극적인 입장이었습니다.

2012년에 런던 올림픽 당시 일본 유니폼이 욱일기를 본 뜬 것이다 이런 논란이 있었습니다.

우리 대한체육회가 당시에 문제를 삼았는데도 당시 IOC 위원장은 "욱일기 유니폼이 문제가 된다는 사실은 이 자리에서 처음 듣는다. 적어도 IOC 내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지 않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제껏 올림픽에서 욱일기 관련한 제재가 있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앵커]

일본이 우리나라나 중국처럼 자신들 때문에 역사적으로 피해를 본 국가들의 입장을 모를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기자]

그래서 일본도 스포츠 무대에서 욱일기를 쓰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팜플렛, 안내 책자 하나 보시죠.

2008년에 베이징올림픽 당시에 중국에 있는 일본대사관이 자국민에게 "올림픽 관람 때 이런 것을 가지고 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하면서 예를 든 것이 욱일기입니다.

또 올림픽은 아니지만 2017년에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당시 일본 응원단이 욱일기를 사용해서 일본 프로팀이 연맹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이후에 해당팀 뿐만 아니라 일본 여러 프로축구팀이 관중들에게 욱일기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공지를 이렇게 띄워놓은 상태입니다.

상대를 정치적 또는 민족적으로 모욕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 그런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이번에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욱일기가 아무 문제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지요.

'조화로운 일류 발전'이라는 올림픽 기본 정신에 과연 이것이 맞느냐라고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앵커]

그럼 도쿄올림픽조직위의 판단이 결국에는 아베 정권의 기류하고 닿아 있는 것이겠죠?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 5월에 홈페이지에 이렇게 '욱일기는 전통적인 문화일 뿐 전쟁 범죄 상징이 아니다'는 취지로 영문 홍보물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욱일기가 일제 군국주의 상징이자 과거 전쟁범죄를 떠올리게 한다는 내용은 나와있지 않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항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 말고는 뚜렷한 대응방안이 없습니다.

외교부는 최근에 "시정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계속 노력하겠다" 정도 밝힌 수준이고요.

2012년 욱일기 유니폼 논란 당시에 대한체육회가 "앞으로 시간을 두고 좋은 전략을 짜겠다"고 국회에서 밝혔는데 그 후에 어떤 전략이 나왔는지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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