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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수면 아래 갈등의 복귀…'오빠가 돌아왔다'

입력 2016-06-20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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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빠가 돌아왔다"

작가 김영하 씨의 짧은 단편소설 제목입니다.

작품은 매일 주정뱅이 아버지에게 두들겨 맞다 가출했던 오빠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 뒤 벌어지는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는 예상대로 돌아온 아들에게 야구방망이를 휘두릅니다.

그러나 오빠는 이제 당하고 있을 나이가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아버지는 아들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해야 할 상황. '탈레반 같은 점령군' 이라면서 아들을 욕하기는 했지만, 가족들은 어느새 이젠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을 눈치 채게 됩니다.

집나간 오빠가 돌아오는 일로 어수선한 또 다른 집은 어딘지 설명해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죠.

특정 계파의 극렬한 반발로 당무를 거부해온 비대위원장이 헌법책을 손에 쥔 채 당무에 복귀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다른 계파인 사무총장 경질 여부를 두고 파열음은 가라앉지 않았더군요.

심지어 다시 들어온 누군가에겐 복당신고식… 즉 공개사과 혹은 항복선언 그런 것을 요구하겠다는 주장마저 나왔습니다.

마치 소설 속… '탈레반 같은 점령군'에 맞서는 아버지와 '이젠 나도 할 말은 한다'하는 아들처럼…

그들 역시 보이지 않는 야구방망이를 들고 물러서고 싶지 않은 싸움을 진행 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로 다시 선명하게 드러난 것은 공허한 말로 그칠지도 모를 '계파청산' 선언. 껍질만 남을지도 모를 '혁신'의 의지.

그렇게 다시 원내 1당의 자존심을 되찾은 대한민국의 여당은 원내 1당으로 '복귀'하는 동시에 수면 아래로 넣어두었던 갈등 역시 '복귀' 시키게 됐습니다.

소설가 김영하의 그 짧은 단편 속 그 가족은 우스꽝스러운 가족여행을 다녀오고 어설픈 가족사진도 찍습니다.

뻔해 보이기도, 혹은 궁금하기도 한 가족의 앞날에 대해서 작가는 결론을 열어둔 채 독자의 상상에 맡깁니다.

독자는 풍자와 웃음 속에 책장을 덮게 되지요.

그러나 오빠가 돌아온 현실의 그 집에서 진행 중인 일들은 그저 상상으로만 결론을 지을 순 없습니다.

그 집은 민의의 전당이라고 하는 국회… 그 중에서도 제 1당이기 때문입니다.

'오빠가 돌아왔다'

누군가의 복당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술주정뱅이 아버지는 아니라 해도, 또 결국 복당하게 된 그 누군가가 '탈레반 같은 점령군'이라기엔 왜소해 보여도.

이들이 함께 할 가족여행은 이들만의 여행은 아니기에…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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